캐나다서 또 원주민 무덤 무더기 발견…벌써 4번째

입력 2021-07-14 07:43
수정 2021-07-14 09:13
캐나다서 또 원주민 무덤 무더기 발견…벌써 4번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기숙학교 터에 160여기…아동들 묻힌 듯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캐나다 옛 원주민학교 터에서 또 주인을 알 수 없는 무덤들이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페넬라쿠트섬에 있던 기숙학교인 '쿠퍼섬 원주민 공업학교' 터에서 최근 표식과 기록이 없는 무덤이 160기 이상 발견됐다.

캐나다에서 최근 몇주 사이에 이같은 무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페넬라쿠트섬에 사는 원주민들을 이끄는 조안 브라운은 무덤 발견 사실을 확인하는 서한에서 "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이 쿠퍼섬 공업학교에 다녔고 이들 가운데 많은 이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점에 엄청나게 슬프다"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이날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도를 표했다.

그는 "마음이 찢어진다"라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다시 데려올 수는 없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은 가능하며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퍼섬 공업학교는 1890년부터 1969년까진 가톨릭교회가 운영했고 이후 연방정부가 접수해 1975년까지 존속했다.

캐나다에선 최근 몇 달간 전국의 원주민학교 터에서 무표식 무덤 약 1천기가 발견돼 과거 저질러진 '원주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다시 터져 나왔다.

이 무덤들엔 원주민학교에 다니던 아동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건국기념일인 지난 1일에도 희생된 원주민 아동을 기리는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원주민 아동을 가족과 공동체에서 강제로 분리했던 원주민학교는 캐나다 전역에 139개가 있었고 1990년까지 남아있었다.

원주민학교에 다닌 학생은 약 15만명에 달한다.

지난 2015년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원주민학교 학생 4천100명이 영양실조와 질병, 학대 등에 목숨을 잃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당시 진실화해위는 정부가 '문화적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고 규정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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