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 일부는 미 DEA·FBI 정보원 출신"

입력 2021-07-14 01:47
수정 2021-07-14 11:47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 일부는 미 DEA·FBI 정보원 출신"

CNN·로이터 보도…DEA "사건 직후 연락한 용의자에 자수 촉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이들 중 일부는 미국 수사기관의 정보원 출신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일단 체포된 용의자 중 1명은 미 마약단속국(DEA) 정보원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DEA는 CNN에 낸 성명에서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 중 1명이 가끔 DEA의 기밀 소식통이었다"며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그가 DEA 내 연락책에 연락했고 DEA 아이티 담당자가 그에게 자수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DEA 아이티 담당자가 "미 국무부 관계자와 함께 아이티 정부에 정보를 제공해 이 용의자와 다른 1명의 투항과 체포를 도왔다"고 DEA는 설명했다.

지난 7일 모이즈 대통령이 사저에 침입한 괴한에 사살된 후 아이티 경찰은 콜롬비아인 26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이 암살을 저질렀다고 밝혔으며, 현재까지 이중 20명가량을 체포했다.

CNN은 DEA 정보원이었던 인물이 '용의자 중 한 명'이라고만 설명했지만, 로이터통신은 체포된 아이티계 미국인 중 1명이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아이티 경찰은 앞서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아이티 출신의 제임스 솔라주(35)와 조제프 뱅상(55)을 검거한 바 있다.



암살 당시 현장 영상에는 솔라주가 영어로 "DEA 작전 중"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체포 이후 자신이 통역 역할로 고용됐다고 진술했다고 담당 판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미 사법당국 관계자는 로이터에 DEA 정보원 출신의 용의자가 사건 당시엔 DEA 정보원이 아니었으며, DEA를 대신해 활동하고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 다른 용의자 중에서도 연방수사국(FBI) 정보원 출신 등 미국과 연결고리가 있는 이들이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FBI는 CNN에 "합법적인 소스를 통해서 정보를 모은다"는 것 외엔 정보원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 수사기관 정보원이었던 용의자들이 자신들이 아이티 대통령 암살에 참여한다는 것을 알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덧붙였다.

사건 수사가 진행될수록 미 플로리다도 자주 무대로 등장하고 있다.

먼저 체포된 2명의 아이티계 미국인 용의자 외에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의사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이 추가로 검거되고, 사농이 콜롬비아인을 고용한 민간 보안업체도 플로리다에 있는 'CTU'로 알려졌다.

아이티와 별개로 미국 사법당국도 자국민 용의자들을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미 법무부는 전날 아이티 대통령 암살과 관련해 "미국 형법 위반이 있었는지를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mihye@yna.co.kr

"미국 DEA·FBI 정보원 출신들, 아이티 대통령 암살 가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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