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문화시설 이용에 백신 접종 요구 예고하니…예약 급증

입력 2021-07-13 17:48
佛, 문화시설 이용에 백신 접종 요구 예고하니…예약 급증

오후 8시 대통령 담화 발표 후 "1분에 2만건씩 예약 잡혀"

"간병인 백신 안 맞으면 월급 없다"…보건업계 반대 목소리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제약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백신 예약이 큰 폭으로 늘었다.

프랑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날짜를 잡을 때 사용하는 사이트 '독토립'은 13일(현지시간) 전날 92만6천명이 백신 1차 접종을 예약하면서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독토립 최고경영자(CEO)인 스타니슬라스 니옥스샤토는 RMC 라디오에 출연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담화 발표 후 "1분에 2만건씩 예약이 잡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오후 8시 TV로 중계한 대국민 담화에서 이달 21일부터 영화관, 공연장, 놀이공원 등 50명이 넘게 모이는 여가·문화시설을 이용할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초부터는 식당, 술집, 병원, 양로원, 쇼핑몰 등에 들어갈 때와 버스, 기차,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할 때도 백신 접종 증명서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48시간 안에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또는 과거 코로나19에 걸려 항체가 형성됐다는 확인서를 제시해도 된다.

다만, 백신을 맞지 않고 코로나19 검사를 계속 받는 사례를 막기 위해 현재 사회보험 카드가 있으면 누구에게나 무료인 유전자증폭(PCR) 검사 비용을 올해 가을부터 청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의료인이건 비(非)의료인이건 병원, 요양원, 장애인 보호시설 등에서 일하며 취약계층과 접촉이 잦은 보건업계 종사자에게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자원봉사자도 의무 접종 대상자에 해당한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LCI 방송 인터뷰에서 "간병인이 9월 15일까지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일할 수도 없고, 월급을 받지도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의료업계 종사자 사이에서는 간병인 백신 접종 의무화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파업도 불사해가며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프랑스앵포 라디오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와 같은 백신 접종 확대 대책을 쏟아낸 이유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프랑스에 코로나19 4차 유행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일일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서자 여름 휴가철이 끝날 무렵 코로나19가 다시 기세를 떨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프랑스는 앞서 지난해 3∼5월과 10∼12월, 올해 4∼5월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환자가 급증하자 세 차례에 걸쳐 전국 단위 이동 제한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가을에는 하루에 6만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으나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신규 확진자 규모가 1천명 대까지 내려왔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 규모가 증가한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프랑스로 들어올 때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입국 24시간 전 발급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72시간 안에 받은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입국이 가능했는데 이를 강화한 것이다.

클레망 본 외교부 산하 유럽 담당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이러한 정부 방침을 공개했으나 이를 언제부터 적용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는 전 세계 각국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초록, 주황, 빨간색 등 3등급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입국 규제 조치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81만3천899명으로 전 세계에서 네번 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1만1천353명으로 세계 10위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에서는 이달 8일 기준 전체 인구의 52.4%에 해당하는 3천533만3천191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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