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이웃별 흡수하는 '눈물방울' 백색왜성 관측…초신성 초기단계"

입력 2021-07-13 10:43
[사이테크 플러스] "이웃별 흡수하는 '눈물방울' 백색왜성 관측…초신성 초기단계"

국제연구팀 "백색왜성 질량 커지면 초신성 될 것…초신성이 되는 또 하나의 경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백색왜성이 강력한 중력으로 이웃의 작은 별을 빨아들이면서 소용돌이치는 눈물방울 모양의 쌍성계가 관측됐다. 과학자들은 이 백색왜성이 점점 몸집이 커지면서 'Ia형 초신성'이 돼 폭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워릭대 잉그리드 펠리소리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13일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하와이 마우나케아의 케크 천문대를 통해 1천500광년 떨어진 곳에서 백색왜성과 작은 별이 100분에 한 바퀴씩 서로 돌고 있는 쌍성계(HD265435)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백색왜성이 작은 별의 물질들을 흡수해 질량이 커지면 'Ia형 초신성'이 돼 폭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색왜성은 지구 정도 크기의 별이 연료를 모두 소진하고 적색거성이 됐다가 외부의 가스층이 모두 날아간 뒤 남는 밀도가 매우 높은 '죽은 별'이다. 태양보다 10배 이상 큰 별들은 연료 소진 후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백색왜성도 초신성이 되는 경우가 있다. 주변 물질을 흡수해 질량이 일정 수준 이상 커지면 다시 핵융합이 시작돼 열핵 폭발을 일으키는 'Ia형 초신성'이 될 수 있다. Ia형 초신성은 밝기가 일정해 천체 거리 측정에서 기준이 돼 우주 팽창 속도 연구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펠리소리 교수는 "우주에서 이런 현상이 실제로 관측되고 있지만 이런 초신성이 어떻게 폭발을 일으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백색왜성과 작고 뜨거운 별이 서로를 돌며 점점 가까워져 합쳐지면 백색왜성의 질량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외계행성 탐사 위성 '테스'(TESS) 데이터를 이용해 작고 뜨거운 별의 밝기가 시간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팔로마천문대와 케크천문대의 관측장치로 천체가 관측자 시선방향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시선(視線)속도와 회전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 별 주위에는 크기가 지구보다 작으면서 질량은 태양만큼 큰 백색왜성이 있으며 두 별이 100분에 한 바퀴씩 서로를 회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과정에서 백색왜성이 강력한 중력으로 작은 별의 물질을 빨아들여 소용돌이치면서 작은 별이 밝기가 변하고 눈물방울 형태를 띤다는 사실 밝혀냈다.

연구팀은 백색왜성 질량은 태양 정도이고 작은 별은 태양 0.6배 정도로 추정돼 두 별이 합쳐지면 Ia형 초신성이 되는데 필요한 질량을 갖게 된다며 두 별은 이미 서로 점점 접근하며 소용돌이 형태로 회전하고 있어 7천만년 정도 후에는 초신성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펠리소리 교수는 현재 우주에서 관측되는 초신성은 이론 계산상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것보다 훨씬 적다며 관측된 것과 같은 백색왜성과 작고 뜨거운 별이 합쳐져 Ia형 초신성이 되는 현상이 이론과 관측의 차이를 좁히고 우주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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