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아닌 일반인은 언제 우주관광 갈 수 있을까
브랜슨 첫발에 기대 자극…잠재수요 240만명 추산
기술발전·빈도증가에 비용 줄겠지만 시점 불분명
'사고는 사망' 부담…탑승자 극한환경 극복도 제약요인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11일(현지시간)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비행선을 타고 '우주'인 고도 88.5㎞까지 비행했다.
우주를 관광하는 시대를 열어젖혔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당장 '우주관광 붐'이 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적다.
비용과 안전 등 뛰어넘어야 할 문제가 산더미여서다.
우주관광산업이 유망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은 지난해 8월 브랜슨 회장처럼 버진 갤럭틱의 비행선을 타고 우주의 경계까지 다녀오는 '준궤도 여행'의 잠재수요층을 약 240만명으로 추산했다.
코웬이 조사해보니 순자산이 500만달러(약 57억원)가 넘는 부자 가운데 39%가 준궤도 여행 표 한 장에 25만달러(약 2억8천만원) 이상 낼 의향이 있었다.
25만달러는 버진 갤럭틱 우주비행선 표 사전판매가다.
투자은행 UBS는 전체 우주산업 규모가 2030년까지 230억달러(약 26조4천억원)로 커지고 특히 우주관광산업은 30억달러(약 3조4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재작년에 전망했다.
기업들도 잰걸음 중이다.
버진 갤럭틱 경쟁사인 블루 오리진은 아폴로 11호 달착륙 52주년인 오는 20일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과 그의 남동생 등을 회사 첫 우주관광 로켓 '뉴 셰퍼드'에 태우고 우주관광 체험을 실시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손잡고 내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민간여행객 4명을 올려보내는 '인스피레이션4'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기업들이 관광을 우주사업 핵심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수익을 내길 마다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우주관광이 부호들의 취미에 그치지 않으려면 비용과 안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절대 쉽지가 않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더글라스 하네드 애널리스트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기술이 더 발전하고 우주관광 빈도가 높아지면 비용이 줄겠지만 감소 폭과 시점이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당장은 우주관광 푯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해 우주비행선 표 사전판매를 6년 만에 재개하면서 가격 인상을 예고했는데 시장전망치는 현재의 2배인 50만달러(약 5억7천만원)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블루 오리진은 푯값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는데 다만 오는 20일 베이조스와 함께 우주를 관광하는 티켓은 경매서 2천800만달러(약 321억원)에 팔렸다.
우주관광은 한 번 사고로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참사의 아픈 기억이 실제 있기도 하다.
나사는 1985년 교사를 우주선에 태워 우주선에서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우주교사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에 민간인인 교사를 태웠는데 챌린저호가 발사 직후 폭발하면서 탑승자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15년간 나사는 우주선에 민간인을 태우지 않았다.
완전히 우주에 나가지 않는 준궤도 여행이라도 여행객은 지상에서 겪을 수 없는 속도와 중력을 견뎌야 한다.
앞서 블루 오리진은 20일 우주관광 체험 시 '뉴 셰퍼드' 탑승객은 로켓이 우주로 나아갈 때 2분간 지상의 3배 중력을 견뎌야 하고 지구로 돌아올 땐 수 초간 5.5배의 중력을 버텨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여행객 키와 몸무게를 각각 5~6.5피트(약 152~198㎝)와 110~223파운드(약 49~101㎏)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0~20년 내 우주관광이 우주산업이나 관광산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은 없다"라고 내다봤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