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셧다운' 현실화…저녁 장사 접고 신메뉴 연기
수도권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금지'에 직격타…"저녁 영업 무의미" 한숨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에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자 외식업계는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매출이 큰 저녁 시간대 영업을 아예 포기하는가 하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준비한 신메뉴 출시를 연기하는 곳도 있다.
1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각지에 지점을 운영하는 유명 한식당 '한일관'은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일부 점포에서 저녁 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
한일관은 전날부터 오는 25일까지 2주에 걸쳐 을지로·광화문·디팰리스점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만 영업한다.
육류와 주류 등 상대적으로 이윤이 큰 메뉴가 저녁 시간대 주로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의 뷔페 '제스트'는 코로나19로 월∼목요일은 영업하지 않는다. 금요일은 석식만 운영한다.
호텔 측은 누리집을 통해 "최근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한 코로나19에 대한 염려와 강화된 수도권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서비스 운영시간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여름 신메뉴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빕스는 당초 여름 휴가철을 맞아 '훈제오리 바비큐', '장어 깐풍', '머슈룸 리조또' 등 '여름 보양'을 콘셉트로 한 신메뉴를 준비해왔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외식과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서 신메뉴를 출시해 손님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빕스는 또 지점별로 점심과 저녁 시간 사이 2시간가량 브레이크타임을 도입해 사실상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빕스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브레이크타임을 뒀다가 손님이 몰려 대기 시간이 늘어나자 지난달 이 제도를 없앴다. 그러다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개월여 만에 다시 영업시간을 줄인 것이다.
소규모 식당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양천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권모(62)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최근 매출이 3분의 1가량 줄었다"며 "지난달부터 주 1회 월요일에 휴무를 하고 있었는데 4단계 격상으로 오후 6시 이후 테이블당 손님을 2명까지밖에 못 받으면 영업을 하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하소연했다.
강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모(36) 씨는 "더는 짜증을 내기도 힘들다"며 "4단계로 격상돼도 (저녁 시간) 영업은 하기는 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이철 홍보국장은 "음식점에서는 통상 저녁과 점심시간의 매출 비중이 7대 3으로 저녁 장사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영업제한 업종인 음식점에 주기로 한 희망회복자금을 최대 500만원에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