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조기총선에서 친서방 정당 승리…러 영향력 약화하나

입력 2021-07-12 12:03
몰도바 조기총선에서 친서방 정당 승리…러 영향력 약화하나

EU 지지하는 '행동과 연대당' 과반의석 여부 주목

대통령 "도둑들의 지배 종식"…개혁 쉽지만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작년 11월 대선 이후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동유럽 소국 몰도바에서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마이야 산두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서방 성향 정당이 승리를 거뒀다고 11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표가 90%가량 진행된 시점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행동과 연대당'(PAS)은 47% 이상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친러시아 성향의 사회주의자당·공산당 정당 블록의 득표율은 31%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산두 대통령은 "오늘이 몰도바가 처한 혼돈과 몰도바에 대한 도둑들의 지배를 종식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고 페이스북에 낸 성명에서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정치의 위기와 부패 스캔들을 목격해 온 몰도바 국민들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안나 올라리 씨는 "우리도 어린아이들과 국가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일하는 의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번 선거로 옛 소련 몰도바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몰도바는 옛 소련에서 1991년 독립한 인구 260만명 소국으로 유럽연합(EU)의 관계강화, 러시아와의 전통적 사이에서 오래 내홍을 겪어왔다.

PAS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더라도 친러시아 세력의 극심한 반대 탓에 산두 대통령이 심도있는 개혁을 진척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산두 대통령은 앞서 작년 11월 대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이고리 도돈 전 대통령(2016~2020년)을 꺾고 승리했다.

그러나 이후 도돈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당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와의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지시했다.

조기총선은 작년 12월 총리가 사퇴한 뒤 새 정부 구성이 거듭 무산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몰도바는 총리와 의회가 주로 국정을 책임지고 대통령이 외교권과 군통수권을 갖는 이원집정부제를 운영하고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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