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용 산소통도 군부 우선?…두 번 우는 미얀마 시민들
"군부 병원에만 산소 공급 지시"…반군부 세력 죽이는 무기로 사용 비판
'미얀마는산소가필요하다' 해시태그와 "산소통 없어 죽었다"는 글 퍼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군부가 시민들을 상대로 한 의료용 산소 공급을 막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BBC 미얀마판 뉴스 및 현지 SNS에 따르면 양곤의 일부 공장은 전날부터 개인들을 상대로 한 산소통 충전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군정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치료센터 및 양곤 국립종합병원에만 산소를 공급하라는 군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미얀마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용 산소통이 필요한 중증 환자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SNS에는 산소 공급 중단을 지시한 군정을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테러리스트(반군부 진영이 군사정권을 부르는 명칭)들이 산소와 의료용품들을 시민들로부터 차단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미얀마 군경이 코로나에 감염된 시민들을 총으로 위협한 뒤 산소통을 빼앗아가는 장면을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붙어있다.
다른 네티즌은 "군사정권이 산소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시민들을 죽이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군정이 산소 발생기나 산소통 수입을 막았다는 '미확인' 글들도 SNS상에서 퍼지고 있다.
트위터에는 코로나19 도움이 필요하다는 글귀와 함께 MyanmarNeedsO2(미얀마는산소가필요하다)는 해시태그(#)가 이어졌다.
시민들이 절박함을 호소하는 글들도 적지 않았다.
SNS에는 "어머니가 의식을 잃었어요. 산소통을 찾도록 도와주세요"라는 페이스북 글이 올라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글로 수정됐다는 내용이 올라와 네티즌들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 여성이 지난 5일과 8일 10일에 차례로 가족을 코로나19로 잃었다는 사연도 퍼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전날 양곤시 남다곤 타운십(구)에서 통행금지 직전임에도 시민들이 산소통에 산소를 채우기 위해 늘어서 있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총에 맞아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산소통 충전을 위해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