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EU에 자국민 추방 중단 요청…"돌아오면 살해 위험"
탈레반 폭정·코로나19·가뭄으로 난민 수백만명
유엔 "아프간 돕기 위해 13억 달러 원조 필요"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아프간 국민이 망명을 신청할 경우 당분간 추방하지 말아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아프간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외국 군대가 철수하고 무장반군 탈레반이 급속하게 영토를 장악하면서 폭력 사태 증가에 따른 망명자가 늘었다.
레자 바헤르 아프간 망명·송환부 대변인은 스페인 EFE 통신과 인터뷰에서 "아프간의 안보 상황이 좋지 않다"라며 "앞으로 10월까지 석 달 동안 아프간 국민이 망명 자격을 받지 못해도 추방을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바헤르 대변인은 "EU에도 이같이 공식 요청했으며, 강제 추방이 이뤄지지 않도록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며 "망명 신청자들이 추방돼 돌아올 경우 목숨을 잃거나 결국 테러 단체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아프간은 탈레반의 폭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EFE가 전했다.
지난 2년 동안 거처를 잃은 아프간 국민이 5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아프간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계속된 가뭄까지 겹치면서 5세 이하 어린이 20%가 영양실조 상태다.
아프간 국민 76만9천명이 유럽에 망명했거나 망명을 신청 중으로 추산된다. 유럽으로 피신한 아프간 국민 중 70%는 망명이 받아들여졌으나 나머지는 여전히 판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해마다 아프간 국민 수백명의 망명 신청이 거절돼 본국으로 추방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만 독일과 스웨덴에서 각각 167명, 32명 등 아프간 국민 309명이 유럽에서 추방됐다.
이에 따라 아프간 정부는 지난 8일 유럽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긴급 도움을 요청했다.
유엔은 위기에 처한 아프간 국민을 돕기 위해 13억 달러(1조 4천930억)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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