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온천마을에 '로켓 여관' 등장…브랜슨 우주관광에 특수 기대
뉴멕시코주 발사대 인근 '진실 혹은 결과' 주민 흥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70)이 우주 관광 경쟁의 서막을 열 미국 뉴멕시코 주의 작은 마을이 타는 듯한 가뭄의 시름을 잊고 흥분으로 가득 찼다.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현지 시각으로 11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께 우주센터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버진갤럭틱의 유인 우주시스템 '스페이스십투'의 우주 비행기를 타고 이륙한다.
브랜슨과 버진갤럭틱 소속 조종사 두 명 등 모두 6명이 탑승하는 '유니티'는 모선인 '이브'에 실려 발사된다.
이날 발사 시간은 기상 상황으로 당초 예정보다 1시간 30분 가량 늦춰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발사대에서 30마일(48㎞) 떨어진 곳에 '트루스 오어 컨시퀀시스(Truth or Consequences, 진실 혹은 결과)'라는 다소 기이한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다.
이 마을 경제는 온천과 저수지를 주요 관광 자원으로 삼아 유지되고 있으나 가뭄으로 저수지 수위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 때문에 버진갤럭틱의 우주 비행기 발사 시각이 다가오면서 마을 주민들은 함께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잔치를 계획하는 등 안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50년대 라디오·TV 퀴즈쇼 이름을 따 개명한 이 마을은 수자원을 바탕으로 한 관광업에서 본 손실을 스페이스포트로 만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 이름을 '로켓 인(Inn)'이라고 지은 시드니 윌크스 씨는 "나는 늘 공상과학소설(SF) 팬이었다"며 "이제 공상과학이 사실 과학이 되는 곳 지척에 산다는 사실이 기쁘다"라고 말했다.
물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목소리도 있다.
저수지 관련 기술 컨설턴트인 필 킹 씨는 "이번 발사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지 봐야 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브랜슨은 이날 전 세계 억만장자들이 뛰어드는 우주 경쟁의 서막을 열 예정이다.
당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이 설립한 민간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첫 유인 캡슐을 타고 7월 20일 우주로 가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브랜슨이 이보다 9일 먼저 우주로 향한다고 선언했다.
작고한 브랜슨 어머니의 이름을 딴 '이브'는 스페이스포트를 출발하며 5만 피트(15㎞) 상공에서 '유니티'와 분리된다.
'유니티'는 55마일(약 89㎞) 상공에 도달하며 브랜슨 회장과 조종사들은 약 4분간 극미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유니티'는 이후 하강해 총 1시간 30분의 비행을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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