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망설임, 무시보단 인정해주고 끈질기게 접종 권유해야"
과총·의학한림원·과기한림원 '코로나 백신 정말 맞아야 하나' 공동 포럼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4차 대유행 초입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집단 면역을 하루라도 빨리 달성하려면 백신 접종 대상자의 불안감을 인정해주는 동시에 접종을 강력하고 끈질기게 권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는 7일 오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백신 정말 맞아야 하나' 온라인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동기 부여 소통법이 백신 망설임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백신 망설임' 현상은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건강 10대 위협 중 하나로 시간, 장소, 백신의 종류에 따라 전 세계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지만, 접종을 망설이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나와 백신 망설임 현상이 방역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성인의 약 20% 정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4월 전국 18세 이상 1천명에게 백신 접종 의향을 물은 결과 접종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23%에 달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5월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잔여 백신 접종 의향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0%가 잔여 백신을 맞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오 교수는 백신 망설임 현상을 완화하려면 동기부여 소통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기부여 소통법은 중독 문제나 청소년 문제와 같이 변화에 대한 양가감정이 심하고 저항이 심한 대상자를 면담할 때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그는 "백신 망설임의 이유를 탐색하고 태도와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단순히 백신에 대한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은 역효과를 내거나 백신 망설임이 심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동기부여 소통법 실행을 위한 세부 방법으로 ▲ 무시하지 않고 인정하기 ▲ 논쟁이 아닌 걱정에 대해 탐색 ▲ 당사자 허락을 구하고 지식 공유 ▲ 끈질기고 강력하게 접종 권유 ▲ 백신 거부 위험에 대해 알림 ▲ 토론을 위한 문 열어두기 등을 설명했다.
포럼 토론자로 참석한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집단 리더와의 대화, 전략적 미디어 활용 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접종을 주저하는 집단이 있다면 그 집단의 지도자와 대화하고 협력을 지원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주사 맞는 장면, 주사를 맞고 즐거워하는 사람을 자주 보여주고 백신의 중요 효과와 접종자 숫자를 계속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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