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여탕에 트랜스젠더…성 소수자 찬반 단체 충돌

입력 2021-07-06 03:22
수정 2021-07-06 14:54
LA 한인타운 여탕에 트랜스젠더…성 소수자 찬반 단체 충돌

"아이들 보호해야 vs 혐오 안 돼"…피 흘리며 몸싸움, 5명 부상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의 한국식 찜질방에서 벌어진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 문제를 놓고 성 소수자 권리 찬반 단체가 충돌했다.

5일(현지시간) 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코리아타운의 한 유명 스파 업소 앞에서 성 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대와 반대 단체가 몸싸움을 벌이면서 5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양측은 서로 집회를 벌이다 말다툼 끝에 주먹싸움을 벌였고 일부는 집단 구타를 당해 피를 흘렸다. 부상자가 나오자 경찰은 집회 강제 해산에 나섰지만 일부 시위대는 이에 저항하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유혈 충돌로 번진 이번 사태는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 문제에서 시작됐다.

코리아타운 스파 업소가 신체는 남성이지만 성적 정체성을 여성이라고 밝힌 한 고객의 여탕 출입을 허용하자 당시 여탕에 있던 한 손님은 이를 강력히 항의했다.

이 손님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그는 여성이 아니고 남성"이라며 여탕에 있던 아이들과 다른 고객이 심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스파 업소는 성명을 내고 성 정체성이 여성인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은 성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 스파 업소는 "다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LA에는 트랜스젠더 주민이 있고, 이들 중 일부는 스파를 애용한다"며 "캘리포니아 법은 사업장에서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 이후 현지 보수 단체는 스파 업소 앞에서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 허용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고 성 소수자 권리 옹호 단체가 맞불 집회를 벌이면서 결국 양측의 충돌 사태로 번졌다.

보수 단체는 "우리 아이들을 구하자"는 구호를 외쳤고 성 소수자 권리 옹호 단체는 보수 단체를 향해 "트랜스젠더 혐오주의자"라고 소리쳤다.

경찰은 부상자 3명이 집단 구타를 당했고 나머지 2명은 치명적인 무기로 공격을 받았다면서 폭행 혐의로 아직 체포한 사람은 없지만 사건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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