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녹색당 총리후보 출간 저서 표절 논란…지지율 '뚝'

입력 2021-07-06 02:09
독일 녹색당 총리후보 출간 저서 표절 논란…지지율 '뚝'

"29군데 출처표기 안 하고 표절"…녹색당 지지율 최고 26%→18%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에서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던 녹색당의 40세 여성 총리 후보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출간한 저서에서 출처를 표기하지 않고 인용을 한 부분이 여러 군데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녹색당의 지지율은 반락 중인 반면,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5일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에 따르면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녹색당 총리 후보가 최근 출간한 저서 '지금-우리나라를 새롭게 바꿀 방안'에서 29차례에 걸쳐 표절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스트리아 미디어학자인 슈테판 베버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배어복 후보의 책에 29차례에 걸쳐 표절된 부분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배어복 후보는 저서에서 녹색당 소속 요슈카 피셔 전 외무장관과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장관 등을 비롯해 모두 16명의 공개 발언이나 글을 차용해 출처 없이 인용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배어복 후보는 이와 관련, 풍케미디어그룹과의 인터뷰에서 "출간한 저서는 박사학위 논문이 아니다"라면서 "핵심은 기후 위기나 아이들과 가족의 미래, 사회의 단결과 같은 큰 정치적인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는 "충분한 의식을 하고, 공공 출처의 팩트에 의지했다"면서 "전문 서적이 아니어서 주석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간한 저서를 직접 썼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도 책을 혼자 쓰지는 않는다. 여러 아이디어가 담겼을 뿐 아니라 감사하게도 지원을 받았다. 긴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한 말이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표절 논란이 일면서 녹색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인사(INSA)가 빌트암존탁의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4일 기준 '이번 주말이 총선이라면 어느 당에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녹색당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8%로 반락했다. 한때 26%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8%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반면에, 기민·기사당 연합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28%로 반등했다. 이어 사회민주당(SPD)이 17%, 자유민주당(FDP)이 12%,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를 각각 기록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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