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서 사상 최악 산불…"4명 사망, 8개마을 주민 대피"

입력 2021-07-04 21:33
수정 2021-07-05 11:09
키프로스서 사상 최악 산불…"4명 사망, 8개마을 주민 대피"

그리스·이스라엘 등 소방 항공기 지원…60대 방화 용의자 체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중해 국가 키프로스에서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대규모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발생한 산불은 남부 나르나카구에 위치한 트루도스 산맥 남쪽 고원지대를 휩쓸었다.



현지 환경부에 따르면 대규모 산불로 지금까지 산악 지대에 있는 8개 마을 주민이 대피하고, 몇 채의 주택이 파손됐으며, 50㎢의 소나무 숲과 과수원 등이 불탔다.

화재 피해 마을 주민들은 소방당국이 산불에 늑장 대응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니코스 누리스 내무장관은 이날 민방위 대원들이 트루도스 산맥 남쪽 자락에 있는 오도우 마을 외곽에서 4구의 불탄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장관은 이들이 전날 실종된 4명의 이집트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누리스 장관은 그러면서 "물적, 인적 피해 규모에서 키프로스 공화국이 건국 이후 가장 파괴적인 화재를 경험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휴무 중인 대원들을 모두 긴급 호출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11대의 소방 항공기와 70대의 소방차, 7대의 불도저 등이 투입됐으며 자원봉사자들도 진화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 정부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이웃 국가 이스라엘 등에 소방 항공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항공기를 파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2대의 소방 항공기가 파견됐으며 이날 중 키프로스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마 피해를 본 마을을 방문한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불길이 부분적으로 차단됐지만, 강한 바람이 다시 불면 또다시 불길이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산불은 방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67세의 남성을 방화혐의로 체포했으며, 법원은 이 피의자에게 8일간의 구속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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