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부른 바이든 "부통령 자이언츠 응원" 농담에 좌중 폭소
바이든 "대유행 극복 도움, 올해도 우승할 것"…커쇼, 등번호 46 유니폼 선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지난해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코치진 및 선수단을 백악관에 초청해 축하했다.
미 대통령은 프로야구는 물론 프로풋볼(NFL), 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리그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작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 만연한 탓에, 백신 접종 가속화로 각종 규제가 완화하고 있는 '이듬해 하반기'에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미 프로야구는 시즌 중이다.
AP통신은 "다저스는 대유행 시작 이래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에 초청된 첫 스포츠팀"이라고 전했다.
다저스가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방문은 대유행으로 인해 최대 인원 50명으로 제한됐다.
앞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도 각종 프로스포츠 우승팀이 초청됐지만 트럼프의 부적절한 발언과 인종 차별 등을 이유로 일부 선수가 불참하거나 아예 행사가 취소되는 등 파행을 수 차례 겪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영 연설에서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스포츠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프로 운동선수들이 미국인의 대유행 극복에 도움을 줬다고 격려했다. 그는 미 프로야구가 작년에 시즌 단축에도 "혼돈의 한가운데에서 친숙하고 평범하고 재미있는 것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저스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소와 작년 대선 투표소로 사용하게 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인명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저스가 1954년 이래 미 프로야구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올 시즌이 끝나고 나서도 다시 백악관에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상원의원 시절 의회 야구 경기에서 외야 펜스에 공을 날린 추억도 떠올렸다.
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다저스의 오랜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사실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놀리자 좌중에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는 답사에서 "지난 시즌은 우리에게 특별했지만 우리나라에도 도전적인 시간이었다"며 "힘든 시기를 겪는 팬들에게 약간의 즐거움과 편안함, 안도감을 줄 수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커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46대 대통령을 의미하는 등번호 46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선물했다. 바이든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팬인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노여움을 살 위험을 무릅쓰고 그 유니폼을 착용함으로써 그가 용기 있는 남자였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수단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포즈로 기념 촬영을 했다.
행사에는 부통령이 되기 직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었던 해리스는 물론 역시 그곳을 지역구로 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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