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바그람 기지 20년만에 반환…아프간 철군 완료 임박(종합)
독립기념일 전후 철군 완료 전망…나토군도 모두 철수
아프간 반군 탈레반 "긍정적 조치" 환영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노재현 기자 = 미군이 핵심 군사 거점인 바그람 공군 기지를 반환하며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로 촉발돼 20년을 끌어온 아프간 전쟁은 '승리없이' 막을 내렸다.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워싱턴포스트, AP 등은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최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5㎞ 지점에 위치한 바그람 기지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최대 군사기지에서 20년만의 철수지만 공식 행사 하나 없는 조용한 철군이었다.
이로써 카불에 주둔 중인 일부 병력을 제외하고 2천500~3천500명으로 추산되는 미군 대부분이 사실상 아프간에서 철수하게 됐다. 7천명에 달하는 나토군 역시 이미 귀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프간에서 반군 탈레반을 몰아내고 알카에다를 추적하는 중추 역할을 하며 한때 10만 미군이 상주했던 바그람 기지 통제권은 아프간 정부에 넘어갔다.
1950년대 미국과 옛 소련이 대결하던 냉전시대에 지어진 바그람 기지는 1979년 소련군이 아프간 침공할 때 점령의 거점으로 활용됐고 1990년대 중반부터 활동한 탈레반의 통제를 받기도 했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간 침공 이후 바그람 기지를 장악한 뒤 군사작전의 핵심 지역으로 개발에 공을 들였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이곳에서 테러 용의자들을 심문한 곳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이 재임 중 바그람 기지를 방문했다.
탈레반은 바그람 기지에서 미군 철수를 반겼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철수를 긍정적 조치로 생각한다"며 "아프간인들은 외국 군대의 완전한 철수로 안정과 평화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아프간 미군의 철수로 탈레반이 활개를 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AP는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4일)을 전후한 수일 내에 철군이 완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철수 시점으로 못박은 9월 11일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에서 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철군을 늦추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계획을 밀어붙이는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지난주 청문회를 열고 바그람 기지 주둔 연장 필요성을 질의했지만,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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