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축구팬들 어쩌나'…伊, 로마 개최 유로 8강전 방역 고심

입력 2021-07-01 00:49
'영국 축구팬들 어쩌나'…伊, 로마 개최 유로 8강전 방역 고심

공항·기차역·고속도로 등 점검 강화…5일 의무 격리 예외없이 적용키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잉글랜드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16강전에서 독일을 완파하고 8강에 진출하면서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큰 고민에 빠져든 모양새다.

수도 로마가 잉글랜드의 8강전 경기 개최지인 까닭이다.

잉글랜드와 우크라이나 간 8강전은 내달 3일(이하 현지시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하는 이탈리아 보건당국으로선 도버 해협을 건널 잉글랜드 축구 팬들에 대한 방역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영국에서는 최근 델타 변이가 급속히 퍼지며 하루 2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30일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무부는 내부적으로 유로 8강전에 대비한 방역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우선 공항과 기차역, 고속도로 등 주요 입국 관문에서 방문자 점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영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현재 시행 중인 의무 격리 조처를 예외 없이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 확산 우려에 따라 지난 21일부로 영국발 방문자에 대해 5일간의 의무 격리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입국 전 48시간 이내에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의 음성확인증도 요구한다.

하지만 많은 영국인들이 이를 기꺼이 감수하고 입국하거나 격리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이러한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전문가들도 이번 8강전이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파브리치오 프렐리아스코 밀라노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그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짚었다.

영국 정부 역시 자국 축구 팬들에게 로마 원정 응원을 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잉글랜드에 할당된 8강전 입장권은 판매하지 않고 이탈리아 현지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스카이 스포츠에 "영국을 떠나지 말고 집에서 TV를 보며 응원해달라"고 팬들에게 권유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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