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덮친 폭염…사망자수 평소 2배 급증(종합)
나흘간 233명 사망…"폭염 관련 사망 현저히 증가"
27일부터 46.6→47.9→48.9℃…사흘 연속 최고 기록 경신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김유아 기자 = 북미 서부를 강타한 기록적 폭염에 연일 최고기온 기록이 깨지고 있는 캐나다 서부에서 사망자 수가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29일(현지시간) CNN방송,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정부의 리사 라포인트 수석검시관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 말 폭염이 시작된 이후 폭염이 한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이 현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BC주 검시당국에 보고되는 사망은 보통 나흘간 130건이지만, 지난 25∼28일 나흘간 보고된 사망 건수는 233건이었다.
당국은 자료가 계속 업데이트되면 사망자 수가 더 늘 수 있다면서 폭염이 이 기간 보고된 사망의 원인인지 결론 짓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캐나다 연방경찰(RCMP)도 BC주에서 급사 건수가 증가했으며 그중 대다수가 폭염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밴쿠버 인근에 있는 도시 버너비와 서리에서 29일 하루 동안 최소 69명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은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RCMP 측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대다수의 사망에는 더위가 한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일부 BC주 지역 교육청들은 이번 주 학교 수업을 취소했으며 일부 시설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중단됐다.
전날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턴 지역의 온도는 화씨 118도(섭씨 47.9도)를 기록해, 이틀 연속으로 캐나다 최고 기록(섭씨 46.6도)을 갈아치웠다.
29일 오후 이 지역 온도는 다시 화씨 120도(섭씨 48.9도)를 넘겨 사흘 연속 최고 기록을 세웠다.
캐나다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앨버타주와 유콘, 매니토바, 서스캐처원 등 북서부주 일부에 "길고 위험한 폭염이 이번 한 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 역시 경보를 내리며 "에어컨이 작동되는 실내에 머무르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AFP는 기후 변화 때문에 기록적인 더위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 5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오리건주 등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 지역에 닥친 무더위는 더운 공기가 고기압 때문에 정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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