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소형 아파트값도 평균 10억원 넘겨…2년새 3억원 올라

입력 2021-06-30 07:15
수정 2021-06-30 09:14
서울 중소형 아파트값도 평균 10억원 넘겨…2년새 3억원 올라

KB 리브부동산 조사…60∼85㎡ 아파트값 2년전 7억원 대비 45% 상승

"월급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중산층도 박탈감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최근 1∼2년 사이 집값이 크게 뛰면서 서울에서 중소형 아파트를 한 채 마련하는 데 필요한 돈이 평균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과 도심은 물론 외곽 지역의 오래된 단지까지 집값이 뛰면서 고소득 맞벌이 부부도 서울에 자력으로 중소형 아파트 한 채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 됐다.

30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1천262만원으로, 처음 10억원을 넘겼다.

2년 전과 비교하면 3억1천611만원 오른 것이고, 상승률로 보면 45.4%나 급등한 것이다.

2년 전 6억9천651만원으로 7억원에 못 미치던 중소형 아파트값이 이제 1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2년 전 집을 사려다가 미뤘던 가족이 지금 같은 집을 사려 한다면 3억원 넘는 돈이 더 필요해졌다.

이 조사에서 중소형 아파트는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를 기준으로 삼았다. 시장에서는 '24∼34평 아파트'(공급면적 기준)로 불리는 면적으로, 신혼부부부터 3∼4인 가구까지 선호하는 인기 면적이다.





지역별로는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1억7천628만원,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은 8억8천140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값은 2018년 8월 8억원을 넘긴 뒤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1월 9억원을 돌파했고, 이후 7개월 만에 10억원을, 그 뒤로 5개월 만에 11억원을 넘겼다. 최근 들어 집값이 2억원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이 1년에 불과하다.

강북권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값이 2019년 8월 평균 6억원대에 진입한 뒤 11개월 후 7억원을 처음 넘어섰고, 이후 6개월 만에 8억원을 넘기며 계속 오르고 있다.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최근 1∼2년간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음을 월간 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역삼동 역삼래미안 전용면적 59.4㎡가 지난 5일 20억원(19층)에 거래됐는데, 2019년 6월에는 비슷한 층이 13억5천만원(16층)에 매매됐다. 2년 사이 6억5천만원이 오른 것이다.

동작구 상도동 이수브라운스톤상도 전용 84.99㎡는 2019년 6월 8억3천500만원(14층)에서 지난 12일 13억2천700만원(3층)에 각각 거래돼 2년 동안 5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북권에서도 노원구 상계동 수락리버시티3단지 84.81㎡가 지난 10일 7억3천만원(9층)에 계약서를 써 2019년 7월 4억6천500만원(7층)보다 2억5천만원 넘게 올랐고, 은평구 수색동 대림한숲 84.95㎡는 지난 9일 9억원(12층)에 거래돼 2년 전 5억6천500만원(5층)보다 3억3천만원 넘게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의 소형 아파트(60㎡ 이하) 평균 매매가격은 7억9천769만원으로 8억원을 목전에 뒀다. 중형(85∼102㎡)은 12억8천173만원, 중대형(102∼135㎡)은 15억1천47만원으로 조사됐다. 135㎡ 초과인 대형 아파트값은 22억9천690만원으로 4개월 만에 1억원 넘게 오르며 23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회사원 최모(36)씨는 "지난 2년 동안 월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이 동네 집값은 4억∼5억원씩 뛰었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집값을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최씨는 "청약 가점이 쌓여가긴 하지만 서울 어지간한 곳은 경쟁률이 수십 대 일이 넘고, 분양가도 높아지고 있어 평생 집 한 채도 마련하지 못할까 봐 불안하기만 하다. 집값이 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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