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中공산당 교수 "중국은 종이 호랑이…美 순진함 덕에 성장"
"공산당 체제 보이는 것보다 허약…갑작스런 분열 상황 대비해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의 독재 체제가 보이는 것보다 허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에 망명 중인 차이샤(蔡霞)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가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후버재단을 통해 중국 지도부를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8페이지 분량의 논문에서 차이 전 교수는 중국이 겉모습은 강력하지만, 시진핑 국가 주석 집권 기간 더욱 분명해진 사회적 모순과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분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차이 전 교수는 중국 공산당에 대해선 "굶주린 용과 같은 야망을 지녔지만 실제로는 종이호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내 엘리트 그룹과 많은 일반 당원들이 미국식 민주주의 시스템과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권력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와 9천2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공산당원들 사이에서 확실한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차이 전 교수는 미국 정부를 향해 중국 공산당의 갑작스러운 분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차이 전 교수는 미국 정부를 향해 중국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순진한 기대를 접으라고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 정책에 대해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냉정한 방어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중요한 순간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해 잘못된 정책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미중 관계 회복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지지와 같은 미국의 순진한 판단이 중국 정권에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차이 전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허약하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인 정책에 맞서 미국도 강대강으로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이 전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내부적으로는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종 정책발표 때에도 미국을 의식해 단어 선정부터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부상'이라는 단어를 '발전'이라는 단어로 바꿨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 68세인 차이 전 교수는 중국 공산당 간부를 교육하는 중앙당교에 재직했지만, 시 주석과 공산당을 '마피아 보스'와 '정치 좀비'라고 비판한 뒤 공산당에서 축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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