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미끄럼 차사고 치사율 3배…서울 차량침수 46% 서초·강남

입력 2021-06-29 14:26
빗길 미끄럼 차사고 치사율 3배…서울 차량침수 46% 서초·강남

강수량 시간당 35㎜ 이상에서 침수 피해 급증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빗길에서 미끄러지는 교통사고가 나면 치사율이 3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8∼2020년 6∼8월에 발생한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교통사고 23만3천건을 분석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렇지 않은 날보다 교통사고가 22% 더 많이 발생했다.

비가 내리는 날 저녁 8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야간 시간대에는 평소 야간보다 50%나 사고 빈도가 높았다.

미끄럼 교통사고는 비가 올 때 75% 더 빈번했으며, 고속도로만 놓고 보면 146%가 늘어났다.

빗길 미끄럼 교통사고 중 사망사고의 비율은 전체 교통사고 중 사망사고 비율의 3.34배에 달했다.

빗길 미끄럼 교통사고에서 중상자가 생길 비율도 거의 2배(1.98배)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김태호 박사는 "빗길에서 과속으로 운전하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현상이 생겨 미끄럼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빗길 운전에는 제한 속도보다 20% 이상 속도를 줄이고, 차간 거리는 평소 대비 1.5배 이상으로 유지하며, 제동할 때는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또, "장마철에는 타이어 상태를 수시 점검하고 마모된 타이어는 미리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기압을 10% 정도 올려주면 노면과의 마찰력이 커져 수막현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소가 2012∼2020년에 서울에서 발생한 차량 침수사고를 분석한 결봐를 보면 차량 침수사고의 82.3%가 시간당 강수량이 35㎜ 이상을 기록한 적이 있는 날 발생했다.

시간당 강수량이 38.5㎜ 이상이면 그보다 비가 적게 내릴 때보다 침수사고 위험이 4.2배로 급증했다.

김 박사는 "시간당 35㎜ 이상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면 침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내 차량 침수 피해는 저지대가 많은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많이 발생했다.

자치구별 침수 피해 비중은 서초구가 31.7%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14.3%), 양천구(8.2%), 강서구(6.7%), 금천구(6.5%)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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