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4년간 오입금 93% 복구…7%는 기술·보안문제로 불가"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4년간 일어난 투자자 오입금 2만2천33건 중 93%인 2만539건은 복구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업비트는 그동안 복구하지 못한 1천494건을 분석해 대표적인 복구 불가 오입금 유형 3가지를 설명했다.
업비트는 먼저 다른 디지털 자산의 블록체인을 차용한 토큰 주소로 오입금한 경우(713건·47.7%) 복구 지원이 안 된다고 밝혔다.
디지털 자산은 크게 코인과 토큰으로 나뉜다. 코인은 대부분 자체 네트워크를 갖지만, 토큰은 다른 특정 네트워크를 차용해 생성된다.
이때 같은 계열에 속한 토큰은 '컨트랙트 주소'를 사용한다.
금고에 비유하면 컨트랙트 주소는 개인금고가 아닌 공용금고처럼 한 계열 토큰들이 함께 쓰는 주소다.
업비트는 "열쇠를 가진 누구나 공용금고를 열면 다른 사용자 보관물에 접근할 수 있는 것처럼 컨트랙트 주소에 접근하면 타인 소유 자산에도 함께 접근할 수 있어 보안 위험이 있다"며 컨트랙트 주소에 입금을 잘못했을 때는 복구를 도울 수 없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 선택 오류로 인한 오입금(725건·48.9%)이다.
블록체인 세상에서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도 동일한 지갑 주소가 존재할 수 있어 출금 시 입금을 원하는 네트워크를 반드시 올바르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로 1가 1번지'가 A 도시에도, B 도시에도 있을 때 잘못된 도시에 보냈어도 '도시 간 협의'가 없다면 물건을 다시 못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업비트는 "A 디지털 자산을 보내면서 주소는 맞게 기재했으나 네트워크를 A가 아닌 B로 선택한 경우 특별한 규약이 없다면 A 디지털 자산을 다시 A 디지털 자산 주소로 복구하는 것이 불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와 B 디지털 자산 사이에 특별한 규약이 있다 하더라도, 한 거래소에서 A 디지털 자산은 거래 지원을 하지만 B 디지털 자산 거래 지원은 하지 않는 경우 역시 복구가 불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비트는 마지막으로 미국 비트코인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빗고'(BitGo)가 지원하지 않는 오입금(56건·3.7%)도 복구 지원이 안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업비트 출범 초기에 빗고와 제휴로 멀티시그널 지갑을 서비스했다"며 "현재는 자체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제휴 당시 회원들에게 발행된 전자지갑 주소에 오입금이 발생했다면 빗고를 통한 복구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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