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내달 8일 '전기차 데이'…LG·삼성·SK 누구 손 잡나

입력 2021-06-29 11:21
스텔란티스 내달 8일 '전기차 데이'…LG·삼성·SK 누구 손 잡나

세계 4위 자동차회사, 전기차·배터리 비전 공개

국내 배터리 3사 수주 가능성…삼성SDI, 미국 진출 물꼬틀까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세계 4위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8일 'EV 데이 2021'을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폭스바겐, GM 등 다른 경쟁사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늦었던 스텔란티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비전을 공개하며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함을 알리는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행사는 최고경영자(CEO)인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가 발표한다"면서 "깨끗하고 안전하며 합리적인 이동 수단을 유지하는 핵심 조력자인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전략을 공유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이 합작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 그룹 PSA가 합병한 회사로 피아트·마세라티·크라이슬러·지프·닷지·푸조·시트로엥·오펠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를로스 CEO는 올해 초 마세라티EV 등 10종의 전기차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2025년부터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만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이번에 북미지역에서 생산하는 지프·크라이슬러·닷지 등 전기차 모델에 탑재할 배터리 발주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024년 공급분으로 연 28GWh(기가와트시)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 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배터리사들은 내달 초 스텔란티스의 발표를 지켜보며 배터리 수주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대상 차종과 배터리 유형은 미정이지만 파우치형과 각형 등이 고루 채택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배터리 공급 실적 1위인 중국의 CATL 등 글로벌 배터리사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ATL는 미중 갈등으로 미국내 공장 설립이 어려운 한계가 있어 국내 배터리 3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각각 GM, 포드사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보다는 삼성SDI가 가장 적극적인 수주 전략을 펼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으로 미국 투자 방안을 모색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그린뉴딜' 정책으로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SDI도 미국 시장 진입을 서두르지 않으면 배터리 경쟁에서 뒤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내 생산공장이 없다. BMW 등 메이커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해왔으나 아직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합작사 설립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삼성SDI가 이번 스텔린티스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삼성SDI는 올해 해외 배터리 공장 증설 등에 2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하는 등 LG·SK에 이어 대형 배터리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업계는 삼성SDI가 스텔란티스 전기차 물량 확보에 성공한다면 이를 토대로 스텔란티스와 합작사 설립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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