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복 유세' 시작…대중 앞 등장해 "백악관 되찾겠다"(종합)

입력 2021-06-27 17:16
트럼프 '보복 유세' 시작…대중 앞 등장해 "백악관 되찾겠다"(종합)

오하이오서 '미국을 살리자' 유세 개시…퇴임 5달 만에 정치활동 재개

미 언론 "탄핵 찬성한 공화당의원들 낙선시키려 복수전 시작"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김용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퇴임한 뒤 대규모 유세에 처음 등장했다.

차기 대선을 향한 트럼프의 본격 행보가 시작된 가운데 재임 말기에 자신의 탄핵에 찬성한 의원을 낙선시키려는 '보복 유세'(revenge tour)를 개시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州) 로레인 카운티의 야외 행사장에서 지지자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대중 연설을 하고 "우리는 백악관과 의회, 미국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이날 오하이오주에 등장한 것은 이곳에서 하원의원에 출마한다고 선언한 자신의 옛 백악관 참모 맥스 밀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밀러는 같은 지역구의 하원의원 앤서니 곤잘레스(공화당)와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곤잘레스 의원은 올해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탄핵하는 의회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CNN방송, AP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이에 대해 트럼프가 자신의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보복전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자신을 거스른 공화당 의원들을 제거하려는 그의 시도는 공화당 유권자들에 대한 트럼프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지난 25일 기사에서 트럼프의 대규모 유세 소식을 전하면서 "복수를 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단에 올라 곤잘레스 의원을 "불법적인 탄핵 마녀사냥에 표를 던진 인물", "가짜 공화당원", "배신자", "오하이오주의 치욕" 등으로 부르면서 거칠게 헐뜯었다.

밀러 후보도 이에 맞장구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그보다 더 훌륭한 롤모델을 보지 못했다"라고 추켜세웠다.

지난 1월 백악관에서 나온 뒤 플로리다주에 머물며 공화당 행사 등에서 종종 연설한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 연설을 기점으로 대규모 선거 유세를 재개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가 2024년 대선을 향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가 백악관을 나온 뒤 5달 만에 '선거운동 방식의 유세'를 재개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청중의 환호와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 성조기로 둘러싸인 연단으로 걸어 올라가 "2022년 선거에서 의회를 되찾겠다"고 첫 일성을 날렸다.

그는 "이것(지난해 대선)은 세기의 사기이고 세기의 범죄였다"라며 "작년 대선은 조작됐고 실제로는 우리가 압승했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이겼다"고 외치며 화답했다.

그는 1시간 30분에 걸친 연설에서 지난해 대선 불복, 조 바이든 정부 공격, 공화당 내 반대파에 대한 응징 등 단골 소재를 도마 위에 올리고 지지자 결집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네 차례 예정된 '미국을 살리자'(Save America) 유세 중 첫 번째로 열렸다.

두번째 유세는 독립기념일 전날인 오는 7월 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나와 근거지로 삼은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서 열린다.

이들 유세에서는 그의 선거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구상을 재천명하고, 독립기념일을 기리는 대규모 불꽃놀이와 함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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