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박물관 "원주민 유해 발견은 국가적 비극" 건국행사 취소
기숙학교 아동 유해 집단 발견에 전시물 재검토…조기도 게양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캐나다역사박물관이 최근 원주민 아동 유해 집단 발견과 관련, 오는 7월 1일 건국 기념일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역사박물관의 캐롤라인 드로매구엣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옛 원주민 기숙학교의 아동 유해 집단 발견을 '국가적 비극'이라고 규정하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캐나다 건국 기념일은 '캐나다의 날'(Canada Day)로 명명돼 1867년 7월 1일 캐나다의 연방 체제 출범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하는 날이다.
드로매구엣 대표는 "이 국가적 비극을 해결하는 일이 박물관의 책임이라고 믿는다"며 "이에 따라 역사박물관은 어떠한 캐나다의 날 행사도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캐나다역사관의 원주민 기숙학교 관련 전시 공간에 알림 설치물을 신설, 최근 발견된 새 사실을 보강해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원주민관에 관해서는 전시 내용을 집중 수정, 수일 내로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또한 박물관 깃발은 조기로 게양할 것으로 전해졌다.
드로매구엣 대표는 "박물관은 원주민 목소리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계속하면서 이 어린이들과 아직 발견되지 못한 모든 이들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신의 식민주의 과거를 직시하고 화해의 정신을 가장 먼저 앞세우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캐나다역사박물관은 박물관법에 따라 퀘벡주 가티노에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캐나다전쟁박물관도 함께 관장한다.
한편 일부 지자체들도 원주민 아동 유해 발견을 계기로 자성과 애도를 표하며 자체 건국 기념일 행사를 취소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고 CBC는 전했다.
지난달 말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캠루프스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유해 215구가 매장된 현장이 확인돼 캐나다 사회에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전날에도 새스캐처원주의 매리벌 기숙학교 부지에서 751명의 유해가 묻힌 무덤터가 발견됐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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