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EU 내 反자유적 가치와 싸워야"…헝가리·폴란드 겨냥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내부에서 발현하는 자유를 제한하는 사상과 맞서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를 마치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AP, AFP 통신 등이 전했다.
헝가리 의회가 학교 성교육이나 18세 이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하는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안을 집권당 주도로 통과시킨데 대한 문제 제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가 분명하고 양보 없이 싸워야할 법의 퇴보가 아니라 마음과 정신의 퇴보"라며 "문화, 문명전쟁에 맞서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 존엄성"과 "개인의 자유"를 내세워 헝가리의 차별적인 법안을 겨냥한 EU 집행위원회의 법적 대응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헝가리와 폴란드를 콕 집어 "여러 회원국에서 우리의 가치에 반하는 반자유적 보수주의가 나타나 서구 자유 민주주의 핵심을 구성하는 가치들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란드 역시 우파 민족주의 성향 집권세력의 사법부 장악 등 법치 훼손 논란과 반(反)여성인권 행보로 EU 내부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해야한다는 제안이 일부 동유럽 회원국 반대로 무산됐지만 소란을 떨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러시아 정상회담 개최에 집착하지 않는다며 EU가 "러시아 문제에 있어서 옳은 방향으로 진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도발하면 그제서야 반응하는 식의 대응은 효과가 없다고 비판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자주적으로 유럽의 이익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이후 EU도 푸틴 대통령과 테이블에 마주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도 프랑스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함께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EU도 러시아와 고위급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U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을 문제 삼아 대화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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