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지연에…블링컨 '시간 촉박하다' 경고(종합)

입력 2021-06-26 01:55
이란 핵협상 지연에…블링컨 '시간 촉박하다' 경고(종합)

마크롱 대통령도 예방…국제안보·코로나19 협력방안 논의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유럽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이란과 협상이 길어지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로 복귀가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핵문제를 JCPOA 틀 안으로 다시 집어넣는 것에 국가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이란이 여전히 "심각한 이견"을 갖고 있다면서 "JCPOA가 정한 기준으로 되돌리기 어려울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그 지점에 이르지 않았고, 날짜를 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르드리앙 장관도 공은 이제 이란 측으로 넘어갔다며 "이란 당국이 분명히 어려운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려 협상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임시 핵사찰이 전날로 종료된 것을 두고 "심각한 우려사항"이라 부르며 이란에 이러한 뜻을 전달하고 해결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JCPOA는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독일 등 6개국과 맺은 것으로, 이란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부활하자 이란도 핵 활동을 일부 재개하며 맞불을 놨다.

이란은 지난 4월부터 6주동안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미국을 제외한 핵합의 당사국 공동위원회와 복원 협상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과도 간접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모든 제재 해제를 주장하는 이란과 달리 미국은 인권, 중동 지역에서 무장활동 지원에 대한 제재 유지를 원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인사의 프랑스 방문을 두고 르드리앙 장관은 미국의 다자주의 무대 복귀를 다시 한 번 환영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미국이 돌아왔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훌륭한 뉴스"라며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로의 복귀, 우리가 함께 구축한 다자주의로의 복귀"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예방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은 국제 안보 이슈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극복에 있어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머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도 면담을 했다.

독일 베를린에 이어 파리를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이탈리아 로마로 이동할 예정이며 28일에는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외무 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 등을 만난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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