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파트 붕괴현장 밤샘 구조작업…"9·11 상황 같았다"(종합)
잔해더미 속 소년 등 35명 구조…99명은 소재 미확인
추가 붕괴 위험에 매몰자 수색 더디지만…"마지막까지 포기는 없어"
미사일 폭격 당한 것처럼 폭삭…실종자 가족 애타게 생사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플로리다주(州) 아파트 붕괴 현장에선 사고 직후부터 시작된 수색과 구조작업이 밤새도록 이어졌다.
25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삽시간에 무너져내린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 아파트의 잔해들 사이에서 소방당국과 구조대가 쉬지 않고 밤샘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조대는 특히 실종자 99명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무너진 건물 틈에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탐색에 매진했다.
소방당국은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플로리다주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소방국장인 지미 패트로니스는 각각 10~12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구조팀들이 15분 간격으로 번갈아 벌이고 있다면서 "생존자를 찾기 위한 밤샘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대는 수색견과 음파탐지기를 동원해 생존자를 찾고 있다. 크레인과 같은 중장비는 추가 붕괴 위험에 대비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건물이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 이것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버켓 시장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알아내겠지만, 오늘 우리가 할 일은 구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라며 구조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구조대는 이날 오전까지 35명 이상을 구조했다.
구조대원이 잔해 속에서 한 소년을 꺼낸 뒤 어깨에 둘러업고 옮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잔해에 갇힌 생존자들이 휴대전화 플래시로 구조요청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붕괴한 아파트 근처에 사는 니콜라스 발보아는 잔해 속 한 소년이 손을 흔들며 "제발 도와달라"라고 외치는 것을 듣고 그의 구조를 도왔다고 말했다.
처절한 구조작업에도 점차 기적만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아파트가 폭격당한 마냥 폭삭 내려앉은데다 추가 붕괴 및 화재 위험까지 있어 구조작업이 쉽지 않다. 비까지 내려 작업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
매몰자 수색 및 잔해 제거 작업에 적어도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재불명자 가족과 지인 100여명은 인근 커뮤니티센터에 모여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붕괴한 아파트 4층에 살던 77세 고모의 소식을 기다리는 러즈 마리나 페나는 WP에 고모가 20년간 살면서 유지보수가 잘 안되는 데도 불평한 적 없다면서 "기적이 일어나길 빌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의 붕괴하지 않은 부분에 사는 레이사 로드리게스(59)는 "많은 친구를 잃었다"라면서 "구조대가 그들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붕괴한 아파트에는 중남미에서 건너온 주민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가운데 아르헨티나인이 9명, 파라과이인이 6명, 베네수엘라인과 우루과이인이 각각 4명과 3명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건물 붕괴 당시 상황이 뉴욕 9·11 참사를 연상시킨다는 목격자 증언도 이어졌다.
붕괴 현장 인근에서 시나고그(유대교회당)을 이끄는 랍비 숄롬 립스카는 "전시와 같은 상황이다. 정확하게 9·11 당시와 같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9·11 테러를 경험한 한 이웃 거주자는 "아침에 천둥치는 것과 같은 굉음을 들었다"면서 "내 생에 이런 장면을 두 번이나 보게 될 줄 몰랐다"며 붕괴 상황이 테러 당시를 연상시켰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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