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 연다는데 방콕은 봉쇄론?…태국 코로나 상황 '극과극'
방콕 확진자 1천명 훌쩍 넘자 전문가들 봉쇄 제안…정부 "장·단점 경청"
재개방 푸껫 백신증명서·동선추적앱 논란…"첫날 1천500명 입국 예상"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극과 극의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일부 유명 관광지는 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수도 방콕은 코로나 상황 악화로 봉쇄론까지 거론되는 형국이다.
25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은 방콕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7일간 봉쇄령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방콕에서는 3월말 유흥업소에서 비롯된 코로나 확산이 이후 시장과 빈민가, 외국인 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설현장 숙소 등으로 번지면서 3개월 가량 지속되고 있다.
1천만명 이상이 사는 대도시다 보니 다른 주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24일 신규확진자 4천108명 중 방콕이 1천35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사뭇쁘라깐(297), 사뭇사콘(259) 촌부리(254)주 순이다.
하루 전 956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서면서 방콕 시내 병원에서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부족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쭐라롱껀 병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병상과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해 27일부터 나흘간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고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방콕 봉쇄론에 부정적이던 정부도 신중 모드로 기류가 변하고 있다.
정부 코로나19상황관리센터(CCSA) 대변인은 방콕 봉쇄론에 대해 지난 23일 "방콕을 봉쇄하면 이주노동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 그 지방에 코로나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하루 뒤 아누띤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부장관은 언론에 방콕 봉쇄가 가져올 장단점에 대해 기꺼이 고려하고 경청할 생각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내달 1일 백신 접종 완료 외국인들에게 문을 열 푸껫도 재개방을 앞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증명서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것부터 나라별로 제각각인 디지털 증명서를 제대로 확인할 시스템을 갖췄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인들이 푸껫에 도착한 뒤 휴대전화에 설치해야 할 동선 추적 애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태국관광청(TAT)은 재개방 첫날인 7월1일 푸껫에 외국인 관광객 1천500명 가량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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