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도 백신 접종 기피 확산…방역 차질 가능성도 우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최근 대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일부 사망하면서 접종 기피 현상이 확산해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접종자의 사인과 백신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접종 신청자들이 큰 폭으로 줄어 코로나19 방역에 자칫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5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천스중(陳時中) 위생부장(장관)은 전날 백신 접종과 관련해 이전엔 매일 약 15만회분을 접종했으나 최근에는 5만회분 이하로 대폭 감소하는 등 접종 속도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천 부장은 그러면서 잔여 백신을 우선 접종 대상자 외에 일반 시민들에 대해서도 "접종 가능한 방향으로 "고려 중이라며 각 지자체와의 방역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처리 방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보건당국은 내달 1일부터 65~74세로 백신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는 한편 접종 백신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최근 백신 접종자들의 사망 사건 이후 접종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대만 매체들은 풀이했다.
실제 15일 대만 전역에서 일본이 무상지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 85세 이상 고령자 등을 포함해 접종한 후 노인 사망자가 잇따랐다.
빈과일보는 25일 오전 10시 25분 기준으로 백신 접종 이후 숨진 사람은 169명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백신접종 기피 현상이 확산하면서 고령자 접종이 대폭 줄어드는 추세다.
연합보는 중부 타이중(台中)과 서부 장화(彰化) 등에서 백신 접종을 위해 순서를 기다리던 접종자 대열이 이미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실제 접종자 수는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14만9천718명과 14만50명이었으나 점차 감소해 21일에는 4만8천813명. 22일은 4만9천70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좡런샹(莊人祥) 질병관제서(CDC) 부서장은 통계를 인용,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75세 이상의 노인도 매일 평균 200명이 사망한다면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사망과 백신 접종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의약대학 부설병원의 황가오빈(黃高彬) 부원장은 접종자 사망과 백신 접종의 연관성에 대해 '기저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성', '부검 증거' 등의 지표로 판단하면 백신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공개했다.
한 보건전문가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저 질환이 있던 고령자가 접종 예정 시간보다 3~4시간 먼저 와서 외부에서 기다리다 폭염에 따른 열사병과 탈진 증세 등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전날 13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체 확진자는 1만4천389명으로 늘어났다. 누적 사망도 605명으로 증가했다. 연합보는 24일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코로나 백신 누적 접종자는 174만6천130명으로, 전국 접종률은 7.46%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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