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도쿄올림픽 방역망…우간다 대표팀 '델타 변이'(종합)
올림픽 입국 확진자 4명 더 있었다…우간다 포함 6명
공항검역서 사용하는 항원정량검사, PCR보다 정확도 낮아
수도권 지자체 "취소·연기·무관중"…취재진 관리 강화 요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안전·안심'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대회 출전을 위해 일본에 온 외국 대표팀 구성원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 당국을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이유로 일본에 온 외국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애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각국 선수단의 입국이 본격화하면 방역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달 19일 일본 수도권 관문인 나리타(成田)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검역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우간다 대표팀 구성원 1명은 인도에서 유행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도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우간다 팀의 나머지 구성원 8명 전원이 이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분류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23일 숙소인 오사카부(大阪府) 이즈미사노(泉佐野)시 머물던 중 실시한 검사에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최초 확진자가 판명된 후 밀접 접촉자를 분류하지 않고 있다가 이틀 지난 후 대표팀 전원과 우간다에서부터 대표팀과 동행한 이즈미사노시 직원을 뒤늦게 밀접 접촉자를 분류했다.
공항에서 이즈미사노시까지 함께 이동하는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한 시 직원 4명도 밀접 접촉 가능성을 고려해 자체 격리를 하는 등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정부가 '안전·안심' 대회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당국이 정한 절차를 밟아 일본에 도착한 외국 대표팀 구성원 중 한 명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 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우간다 대표팀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회 접종했으며 출발 36시간 이내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했으나 확진자 발생을 피하지 못했다.
각국 대표팀 입국이 본격화할 때 방역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입국자에 대한 공항 검역에서 타액을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양을 조사하는 '항원정량검사'를 실시하는데 이 방식은 간이 키트를 사용하는 항원검사보다는 감도가 높지만 유전자 증폭(PCR) 검사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진다.
공항 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우간다 대표팀 구성원도 항원정량검사에서는 감염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우간다 팀의 확진자 중 나머지 1명은 공항을 떠나 합숙지로 이동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은 인물의 감염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향후 공항 검역으로 감염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 선수나 관계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우간다 대표팀 2명 외에 4명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이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회를 위해 올해 특례 입국한 이들 가운데 프랑스인(2월), 이집트인(4월), 스리랑카인(5월), 가나인(6월) 각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됐다고 일본 내각관방이 밝혔다.
최근 일본 도착 후 실시한 검사에서 확진자 2명이 파악된 우간다 대표팀까지 포함하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관련해 입국한 외국 선수나 관계자 중 확진자는 6명인 셈이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계기로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앞서 확인된 사례를 적극적으로 공표하지 않다가 개별 언론의 취재에 뒤늦게 사실관계를 설명한 양상이다.
올해 1월부터 6월 13일까지 일본 정부는 선수와 대회 관계자 2천925명을 입국시켰으며 이 가운데 약 75.7%인 2천213명이 격리 면제를 희망해 입국 후 사전 합숙을 하거나 예선전에 출전했으며 대회 준비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일본은 현재 모든 국가·지역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으나 인도적 이유 등 '특단의 사정'으로 입국하는 경우 지정 시설에서 14일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선수나 관계자는 격리를 면제하는 특례가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종료할 때까지 7만 명 안팎의 외국인이 입국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취재를 위해 일본에 오는 외국 미디어 관계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미흡하다며 대응을 강화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방역 기준을 소개한 책자인 '플레이북'은 취재진이 조직위가 지정한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음식을 테이크 아웃하거나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지키는 음식점의 개별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인과 접촉할 우려가 있다며 입헌민주당이 개선을 요구했다고 NHK는 전했다.
플레이북은 입국 후 14일 동안 경기장 내 케이터링, 숙소 내 식당, 룸서비스 및 배달 음식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도록 규정하되 이런 방식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의 예외 조치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방역망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지자체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를 계속 표명하고 있다.
도쿄도(東京都) 구니타치(國立)시 의회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제기하며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는 의견서를 24일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도쿄도 고가네이(小金井)시 의회도 앞서 비슷한 의견서를 통과시켰다.
사이타마(埼玉)현과 지바(千葉)현은 야간 시간대의 경기를 관람객 없이 무관중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올림픽 담당상은 "지사의 판단 권한은 매우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지사의 판단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으나 궁리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조율하고 있다"며 야간 무관중 경기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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