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붕괴 아파트, 20년 전부터 가라앉았다"…곳곳 위험신호
1981년 완공 40년된 건물…2015년엔 관리부실로 주민 소송도 제기
해변 바로 옆 고급 휴양단지…여름 휴가철 관광객 몰리는 곳
유대인·남미 출신들 많이 거주…이방카 부부 아파트도 바로 옆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24일(현지시간) 새벽에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가 붕괴한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1981년에 세워진 이 건물에선 이전부터 '위험' 신호가 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USA투데이는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가 1990년대부터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지구환경대학의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도빈스키 교수는 이 아파트가 1990년대에 연간 2㎜씩 침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 건물이 이 정도 속도로 가라앉을 경우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이 아파트 외벽에 금이 가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며 소유주가 관리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건 일도 있었다.
소유주는 이전에도 같은 내용으로 소송을 걸었는데, 그때는 관리업체가 손해배상금을 물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이 건물은 콘크리트가 손상되고 곳곳에 철이 녹슬어 대규모 보수 작업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현지 규정에 따라 40년 이상 된 건물은 당국으로부터 안전성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보수 작업을 앞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 조합 측 변호인은 뉴욕타임스(NYT)에 "보수작업을 시작하기 직전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지붕 수리 작업은 이미 시작한 상태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통상 해변에 위치한 건물들은 그 정도 연식이 되면 바닷바람에 의한 부식 등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번 보수작업이 붕괴 원인과 연관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당국은 아파트가 붕괴한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아파트가 위치한 서프사이드는 인구 5천600명의 휴양 도시로, 해변을 따라 포시즌 등 고급 호텔과 대규모 아파트 건물 등이 줄지어 늘어선 곳이다.
붕괴한 아파트 역시 고급 휴양지로, 풀타임으로 거주하는 주민 외에도 외국인, 휴가철을 맞아 잠시 머무는 내국인 등 다양한 주민이 살고 있었다.
특히 이 지역이 유대인 커뮤니티가 있는 곳이어서 아파트 붕괴 실종자 가운데 유대인, 또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등 남미 출신 거주자들도 많다고 NYT는 전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 부부가 임대한 아파트도 붕괴한 아파트 건물 인근에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NYT는 이 아파트가 지어질 무렵인 1970년대 말은 남미 등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플로리다로 몰려들던 때였다면서 이 때문에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 수요가 일었다고 소개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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