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숨기는 바람에"…인니 이슬람 지도자 징역 4년

입력 2021-06-24 16:33
수정 2021-06-24 16:54
"코로나 감염 숨기는 바람에"…인니 이슬람 지도자 징역 4년

수천명 참가 행사 개최 인물…법원 몰려온 지지자들 충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건 지침을 어기고 지지자 수천 명을 모아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인도네시아 강경 이슬람 지도자가 감염 사실을 숨긴 혐의로 징역 4년을 또 선고받았다.



24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 동부법원은 이날 이슬람수호전선(FPI) 지도자 리지크 시하브(55)에게 징역 4년을 추가로 선고했다.

리지크는 2016년 하반기 당시 기독교 신자인 자카르타 주지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로, 인도네시아 강경 무슬림의 영웅 같은 존재다.

그가 작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년여 만에 귀국하자 수천 명의 지지자가 마중 나와 공항이 마비됐고, 운집했던 지지자 가운데 최소 95명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였다.

리지크는 같은 달 13일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에서 3천명이 모이는 종교행사를 열었고, 다음날 밤에는 자카르타 페탐부란 자택에서 수천명이 참석한 무함마드 탄신일(마울리드) 기념행사 겸 딸 결혼식 피로연을 열었다.

그는 피로연 이후 병원에 입원했다가 몰래 빠져나간 뒤 코로나 검사 결과를 숨겼고, 여러 차례 소환장이 발부됐음에도 38명의 변호사를 경찰서로 대신 보냈다.

리지크의 경호원 10명이 고속도로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6명이 사살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리지크는 작년 12월 13일 구속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리지크가 이끄는 이슬람수호전선을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해산을 명령했다.



자카르타 동부법원은 지난달 27일 리지크에게 딸 결혼식 피로연 주최와 관련해 징역 8개월, 보고르 종교행사 주최와 관련해 2천만 루피아(157만원)의 벌금을 먼저 선고했다.

그리고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숨기는 바람에 많은 이들에 대한 추적 검사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징역 4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리지크가 건강하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려 지역 사회를 위험에 빠트렸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이날 경찰은 자카르타 동부법원 주변을 봉쇄했으나, 지지자 수천 명이 몰려들어 항의 시위를 벌이자 집단감염을 우려해 해산을 시도 중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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