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살 생일에 4천m 하늘에서 점프한 한국전 용사 "평생 꿈 이뤄"

입력 2021-06-24 14:05
수정 2021-06-24 14:28
90살 생일에 4천m 하늘에서 점프한 한국전 용사 "평생 꿈 이뤄"

한국전 당시 공수101사단 지원했다 탈락

70년간 비행기 점프 동경하며 살아와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의 할아버지가 꿈을 이루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 화제다.

24일 미 폭스뉴스와 ABC뉴스 등에 따르면 한국 전쟁에 참여했다가 팔을 다친 미국인 참전 용사 조지프 데일 자라밀로는 90살 생일은 맞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유타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4천267m 상공까지 올라가 점프하며 당당하게 오른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날 스카이다이빙은 자라밀로가 평생 꿈꿔왔던 소원이다.

그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면서 "팔이 잘 움직여지지 않지만 괜찮아요. 뛰어내릴 땐 크게 소리칠 겁니다!"라며 엄지를 들어 보이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한국 전쟁에서 육군 일병으로 참전했던 그는 비행기에서 점프하고 싶어 미 공수 101사단에 지원했다 체중미달로 탈락했다.

다소 왜소한 체구인 그는 "공수부대에 들어가려면 몸무게가 63kg 이상이어야 했지만 나는 58㎏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대신 1기갑사단에 5년간 근무했던 그는 전쟁 중 참호에서 5명의 동료를 구하느라 팔에 유탄을 맞고 부상했다.

그는 그때의 공로로 전투 중 부상한 군인에게 주는 '퍼플 하트' 훈장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한국 전쟁이 끝난 후에도 늘 공수 101사단을 동경했으며, 90살 생일을 맞아 드디어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

전문 스카이 다이버의 도움을 받은 그는 가족의 열렬한 응원 속에 소원을 성취하며 "너무 흥분되고 평화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늘에서 멋지게 뛰어내리는 순간을 70년 동안 기다려왔다. 95번째 생일에 또 도전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앞서 올 초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조종사가 100번째 생일을 맞아 애리조나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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