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B3W' 제안에 중국 '일대일로' 성과 띄우며 맞불
중국, 아·태 일대일로 화상회의서 백신협력·녹색발전 등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주요 7개국(G7)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겨냥해 글로벌 기반시설 투자구상으로 '더 나은 세계재건'(B3W)를 제안하자 중국이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일대일로 성과 띄우기에 나섰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아시아·태평양 지역 29개 국가 외교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화상회의에서 일대일로가 아·태지역 국가들과 고품질 협력을 공유하고 있다며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강조했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로의 진출을 추진하는 육상 벨트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바닷길을 개발해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이다.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등 70여 개국에 도로, 철도, 송유관, 발전소 등을 지어 중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담겨있다.
왕이 부장은 이날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일대일로를 제안한 이후 140개 국가가 일대일로 협력에 참여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도 일대일로 협력이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파트너들의 협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대일로 협력은 경제력이나 정치력과 관계없는 평등한 협상, 참여국 모두 혜택을 보는 성과 공유, 이데올로기적 편견이 없는 개방이라고 강조한 뒤 "경제 협력으로 시작된 일대일로가 전 세계 현안을 처리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곧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달성하고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며 "각국과 함께 일대일로를 질적으로 발전시키고 방역협력과 녹색성장에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역협력과 관련 일대일로 국가들에 백신 등 방역물품을 제공하고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 등을 통해 감염병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시진핑 주석도 서면 인사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로 도우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대일로 건설을 추진했다"며 "이것은 전 세계 방역협력과 경제회복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가 협력 국가들에 많은 시장, 투자,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며 "중국은 각국과 함께 긴밀한 일대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G7 정상들은 지난 11∼13일 영국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민주주의 국가 주도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B3W 구상에 합의했다.
B3W의 골자는 중저소득 개발도상국이 2035년까지 약 40조 달러(약 4경4천640조원) 규모의 기반시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2013년 시작한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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