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사무총장 "기후변화 책임 부국들, 마다가스카르 외면말아야"(종합)
비즐리 사무총장 기자간담회…"한국은 4대 공여국, 지원에 감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최악의 식량난에 직면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사태에 대해 선진국들의 책임 있는 태도를 호소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를 비롯해 전 세계 5개국 6개 주요 언론사 취재진과 가진 마다가스카르 식량 위기 관련 화상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가 얘기하듯이 이번 식량난을 초래한 대가뭄의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라며 "마다가스카르 국민이 선진국들이 불러들인 기후변화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구호 또는 지원 활동에 인색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아울러 한국이 마다가스카르 4대 공여국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하며 그동안의 공헌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11일 생존의 위기에 처한 마다가스카르 국민에게 도움을 주고자 2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구 2천842만 명 규모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작년 말부터 지속한 가뭄으로 남부 지역에서만 114만 명이 긴급히 식량 구호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가운데 1만4천여명이 통합 식량안보 단계 분류(IPC)에서 최고 수위인 '재앙'(IPC5) 단계로 분류된다. 말 그대로 아사 직전의 상황을 일컫는다.
특히 5세 이하 영유아 13만 명이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선인장 열매를 비롯한 야생 식물에 의지해 간신히 버텨왔으나 최근에는 이마저 여의치 않아 진흙을 먹으며 연명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WFP는 전했다.
WFP는 오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마다가스카르 남부 지역에 대한 긴급 식량 지원을 위해 최소 7천860만 달러가 필요하다며 각국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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