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 10억회분 넘긴 중국산 백신…'접종이 대세'

입력 2021-06-23 07:33
[차이나통통] 10억회분 넘긴 중국산 백신…'접종이 대세'

일부 미세 근육통 호소 후 안정…부작용 증세 각각 달라

외국인도 예약·확인 간편…'정말 맞겠냐' 묻고나서 접종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과연 안전할까."

중국에 사는 한국인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지 고민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대목이다.

중국에서는 화이자나 모더나 등 서구 국가들이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대신 시노백(Sinovac·科興中維)과 시노팜(중국의약그룹) 등 중국이 자체 제조한 백신만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은 부작용도 없고 효과도 없다'는 일부 서구 매체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국 본토에서 이들 중국산 백신 접종이 10억 회분을 넘었다.

또한, 시노백과 시노팜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승인을 받아 아프리카와 동남아, 남미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접종되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지난 4월까지 백신 2억6천500만 회를 접종한 결과 부작용 3만1천434건이 보고됐다며 이례적으로 자국 백신의 부작용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10만 회당 11.86회의 부작용이 발생해 2019년 독감 백신 접종 후 보고된 부작용 비율보다 낮다며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발열과 붓기 등 일반 부작용이 전체 부작용의 82.96%로 가장 많은 가운데 알레르기 등 이상 반응은 17.04%로 집계됐다.

실제로 베이징 교민들 가운데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팔이 욱신거리거나 갑자기 피곤하고 어지럼증을 느낀다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접종 이후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는 교민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심하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며칠간 진통제를 먹고 힘들었다는 사람도 있는 등 백신에 대한 반응은 각각 달라 평소 면역력과 체력 관리가 중요한 것으로 보였다.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1차보다는 2차 접종이 더 아픈 것 같다는 일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의 체험담이 올라와 3억 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에 중국 백신전문가인 타오리나는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사람의 체질과 접종일 기후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 "접종 후 통증이나 미열이 있으면 푹 쉬면 대부분 좋아지며 우리 가족도 모두 접종했지만 별 느낌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현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면 외국인도 베이징에서 공짜로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다만 중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날 어떤 종류의 백신을 맞는지는 알 수 없고 선택할 수도 없다. 당일 오전에 병원에 문의하면 그때서야 어떤 백신을 맞게 되는지 알려준다.

중국의 한 병원 관계자는 "베이징의 병원들 또한 매일 입고되는 코로나19 백신이 달라져 예약자들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 알려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약 날짜에 맞춰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차오양(朝陽)구 르탄공원 근처에 있는 외국인 전문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 입구에서 스마트폰의 베이징 건강 코드 미니프로그램인 젠캉바오(健康寶)로 스캔한 뒤 들어갔다. 간호사가 체온을 잰 뒤 개인 신상 기록과 알레르기 등 건강 현황 체크 표를 작성하게 했다.

여권을 함께 제출한 뒤 이 서류를 가지고 검진 의사를 만났다. 이 의사는 또다시 알레르기, 합병증 여부 등을 표시하라고 한 뒤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은 모두 본인이 책임진다'는 서약서에 서명하게 했다.

이 서류를 들고 접종실로 가자 의료진이 이날 맞게 될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을 꺼내 보여주면서 '정말 맞겠냐'고 다시 물어봤다. 시노팜은 1세트 자체가 일회용 주사기에 담겨 식염수와 혼합할 필요 없이 바로 맞기만 하면 됐다.



약간 따끔한 느낌이 들었는데 의사는 알코올 솜을 문질러 소독해주면서 28일 뒤에 다시 와서 2차 접종을 하라고 알려줬다. 그러면서 30분간 병원에 머물면서 부작용이 없으면 귀가하라고 말했다.

백신을 맞은 기분 탓인지 왠지 어지럽고 졸린다는 느낌이 들어 일찍 귀가해 잠을 청했다. 다음날 맞은 부위가 약간 욱신거리긴 했지만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 그날 같이 맞은 다른 지인도 갈증이 좀 심했다는 것 외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연락이 왔다.

중국에서는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젠캉바오에 곧바로 백신 1차 또는 2차 접종 여부가 뜨게 돼 있다. 따라서 백신 접종자들은 중국 내 다른 지방으로 출장 시 이를 통해 백신 접종을 증빙해 건물 출입 제한 등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

백신을 맞은 이들이 중국 사회에서 다수가 되어가면서 미접종자들을 압박하는 사회 분위기도 점차 강해지는 모습이라 중국에 사는 교민들의 중국산 백신 접종도 갈수록 늘고 있다.

왕징에 사는 교민 류 모 씨는 "베이징만 해도 접종률이 80%가 넘는 등 백신을 안 맞고는 정상적인 생활인 힘들어지는 분위기라 지난주 1차 접종을 했다"면서 "다행히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지만 초등생 자녀까지 접종하는 것은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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