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이산원전 우려 속 세계 원전 선도 목표 제시"

입력 2021-06-22 12:02
"중국, 타이산원전 우려 속 세계 원전 선도 목표 제시"

홍콩매체 "산업표준·가격경쟁력 구축 계획 세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광둥(廣東)성 타이산(臺山)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중국이 2050년까지 세계 원전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공정원이 지난 15일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세계 원전 시장 장악을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원전 산업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에서 아직 미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서방국에 뒤처져있으며, 여전히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주요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중국이 2025년까지 안전 문제를 개선해 서방이 지배한 원전 시장에서 경쟁을 시작하고, 2035년까지 산업표준 초안을 만들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서방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2050년까지 중국이 원전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표준을 선도하고 세계 시장에서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SCMP는 이번 보고서가 타이산 원전에서 방사능 수치가 약간 증가한 것을 중국 당국이 발견한 지 두달 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원자력안전국은 지난 4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타이산 원전에서 발생한 문제를 고지했다.

이는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지난 14일 미국 CNN이 보도하면서 뒤늦게 국제적 이목을 끌게 됐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16일 타이산 원전 1호기에서 연료봉 5개가 손상돼 방사능 수준이 높아졌지만 "안정적인 운영 범위 안에 있다"고 밝혔다.

손상된 연료봉은 6천개 넘는 전체 연료봉의 0.01%도 안 되며 이는 최대 파손 기준인 0.2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당국이 원전 폐쇄를 막기 위해 원전 외부 방사능 허용 기준을 높이고 사고를 은폐했다는 CNN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SCMP는 그러나 타이산 원전에서 발생한 일이 매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7~8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중국의 원전 붐에 대한 안전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공정원의 보고서 역시도 중국의 원전 안전이 아직은 서방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타이산 원전에서 문제를 야기한 연료봉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많은 원전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미국은 2013년까지 원자로 90% 이상에서 연료봉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보다 두배 이상 많은 약 100기의 상업용 원자로를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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