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봇개' 품에 안았다…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완료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첫 대형 M&A…지분 80% 확보
로봇 공학 분야 선도적 입지 확보…자율주행·UAM 시너지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차그룹이 세계적인 로봇 전문 업체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를 토대로 로봇 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하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재 2천49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고, 현대차[005380](30%)와 현대모비스[012330](20%), 현대글로비스[086280](10%)가 지분 인수에 공동 참여했다.
이번 거래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약 11억달러(한화 약 1조2천482억원)로 평가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작년 12월 총 8억8천만달러를 투자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정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 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데 20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최대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시장은 서비스, 인명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수요와 센서, 모터 등의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으며,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함께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물류 로봇, 안내·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인지·판단 등의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지난 3월에는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였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길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를 방문해 스팟과 아틀라스, 스트레치 등을 살펴보고 로봇 산업 미래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예정이다.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글로벌 판매·서비스와 제품군 확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넥쏘 등 현대차그룹의 차량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이 등장하는 로보틱스 비전 영상을 온라인 채널에 공개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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