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발표보다 몇배 많아"…인도 코로나 사망 부실 집계 논란
"사망자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통계엔 누락"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을 겪은 인도에서 감염자 사망자 수 부실 집계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이 뒤늦게 파악한 코로나19 사망자를 갑자기 무더기로 기존 집계에 추가하는 등 공식 통계의 오류가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일간 더힌두는 벵갈루루가 주도인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주민등록 시스템을 인용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년 4월∼2021년 5월) '초과 사망'(excess deaths) 수는 16만7천788건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이는 정부가 공식 발표한 같은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수 2만9천90명보다 5.8배나 많은 수치다.
초과 사망은 질병 유행, 공해 등의 특이 변수로 인해 예상치보다 늘어난 사망을 말한다. 카르나타카주에서는 이 기간 코로나19 유행이 주요 특이 변수였다.
더힌두는 또 코로나19가 2차 유행한 올해 1∼5월 카르나타카주의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는 1만7천명이며 초과 사망자 수는 8만562명이라고 덧붙였다.
팬데믹 기간 초과 사망의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카르나타카주의 코로나19 사망자 상당수가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북부 비하르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NDTV도 주민등록 시스템을 조사해 올해 1∼5월 비하르주의 사망자 수는 약 22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만2천500명 늘었는데 이 기간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는 7천717명밖에 집계되지 않았다고 최근 보도했다.
NDTV는 "7만5천건에 가까운 사망에 대해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셈인데 이는 같은 기간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보다 10배가량 많다"며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빠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하르주는 지난 9일 일일 신규 사망자 수를 3천971명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그 전날 비하르주의 신규 사망자 수가 34명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루 사이에 사망자 수가 10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비하르주는 신규 사망자 수가 갑자기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해 민영 병원, 자택 등에서 숨진 이 등 누락된 수치를 한 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1억2천만명인 비하르주의 누적 사망자 수는 9천550명이다.
뭄바이가 주도인 마하라슈트라주도 사망자 수를 다시 조사한 후 9천명 이상을 최근 통계에 반영하기도 했다.
NDTV는 뉴델리, 마디아프라데시주, 안드라프라데시주, 타밀나두주 등 5개 주에서도 48만건의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그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망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정부 집계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 대형 화장장에서 하루 동안 처리한 코로나19 시신의 수가 해당 지역 당국이 발표한 신규 사망자 수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비하르주의 파트나고등법원은 최근 주 정부가 사망자 수 공표에 소극적인 것은 부적절한 태도라며 "이는 어떤 법으로도 보호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초 41만명을 넘었던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3천256명으로 집계됐으며, 지난달 4천명을 오갔던 신규 사망자 수도 이날 1천422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사망자 수는 38만8천13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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