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무더위로 호수 마르는 캘리포니아…수력발전 중단할 판
현 추이라면 올여름 에드워드 하얏트 수력발전소 가동 멈춰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호수가 말라 전력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력발전소가 처음으로 가동을 정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캘리포니아주 수자원국은 17일(현지시간) 북부지역의 오러빌 호수가 고갈되면서 1967년 가동을 시작한 에드워드 하얏트 수력발전소를 올여름에는 사상 처음으로 가동 중단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극심한 가뭄이 몇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기록적인 무더위가 미국 서부를 덮치면서 이 호수의 수위도 걱정스러운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러빌 호수는 이 주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저수지로, 지하의 펌프시설을 통해 물을 발전소로 보내 전기가 생산돼왔다. 완전 가동하면 최대 8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오러빌 호수의 수위는 현재 해발 약 210m에 달하지만 지금 추이대로 더 낮아지면 2∼3개월 뒤 에드워드 하얏트 수력발전소를 가동하기에는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는 여름 더위가 절정에 달해 전기 수요도 치솟고 산불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주 수자원국 관계자는 호수 수위가 올여름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수력발전소의 발전용 터빈을 돌릴 물이 부족해 발전소를 처음으로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하얏트 발전소는 이 주에서 네 번째로 큰 수력발전소인데, 이미 물 부족으로 전기 생산량이 총 용량의 20%로 줄었다. 덩달아 다른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다 가정과 사업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실정이다.
이웃한 네바다주 후버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후버댐으로 조성된 미드 호수는 미국의 최대 저수지로, 이 물을 이용해 거의 800만 명이 쓸 전기를 생산해왔다.
그러나 수위가 기록적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전기 생산량이 25%가량 줄었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주민들에게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올 여름철을 앞두고 전기와 물 사용량을 줄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북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물 사용 규제에 나섰다.
주 수자원국은 "가뭄에 취약한 우리 주에 물은 특히 소중하고 제한된 자원"이라며 "수자원 보전과 물의 효율적 사용이 최우선순위 과제"라고 밝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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