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회담에 외신 "돌파구 없어…인권·사이버 문제 긴장"
AP "이견 드러낸 회담"…CNN "양국관계, 전과 거의 같아 보여"
타스, 전문가 인용 "전반적 긍정적…양측 간극 여전히 매우 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친 뒤 외신에서는 다소 회의적 반응이 나왔다.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 개선에 큰 전환점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푸틴과 바이든이 정상회담에서 소득이 있었다고 언급했지만, 긴장감은 분명하다"며 사이버 공격, 인권 등의 현안에서 이견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회담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도 회담이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의혹 등 구체적 현안에서 긴장이 분명히 남았다고 NYT는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및 해킹 의혹에 대해 "우리는 상당한 사이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줬다"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의혹을 부인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수감 중인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다면 러시아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AP 통신은 "바이든과 푸틴이 정상회담 뒤 양국관계에서 '재설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며 이번 회담을 통한 양국관계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을 내렸다.
AP는 "두 정상은 소규모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분명한 이견을 드러낸 회담이었다"며 "그들은 상호 존중과 상호 회의감을 동시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도 "사이버 우려가 바이든과 푸틴의 정상회담을 지배했다"는 기사에서 회담의 한계를 짚었다.
더힐은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과 러시아 간 지난 몇 년의 높은 긴장감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서방의 제재에도 사이버 공간에서 점점 공격적이고 대담해지는 러시아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지는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또 CNN 방송은 이번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전과 거의 같은 것처럼 보였다"고 총평했다.
이 매체는 두 정상이 자국으로 귀국한 양국 대사들을 조만간 임지로 복귀시키고 사이버 안보 협의를 시작하기로 하는 등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정상회담은 커다란 돌파구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 타스 통신도 전문가를 인용해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의 돌파구가 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결과는 다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 오타와대학의 폴 로빈슨 교수는 타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기대가 낮았고 그런 기대는 충족됐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누구도 현안의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긍정적 결과로 평가하지만,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 방송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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