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특수관계인이 '셀프' 발행한 코인 취급 금지

입력 2021-06-17 06:00
가상화폐 거래소·특수관계인이 '셀프' 발행한 코인 취급 금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

코인 상장 폐지 잇따를 듯…임직원 등의 자전거래도 규제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소(가상자산 사업자)는 본인 또는 특수관계인이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달 26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와 임직원이 해당 사업자(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전산망에 허위로 입력한 자산으로 가상자산의 시세조작 등 위법 행위를 하는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가상자산 사업자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가상화폐를 취급하고, 자전거래 등을 통해 해당 코인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꾸미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는 자금세탁 방지 의무 이행을 위해 본인과 상법 시행령 제34조제4항에 따른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발행한 가상자산을 취급할 수 없다.

특수관계인에는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본인이 단독으로 또는 특수관계인과 함께 30% 이상을 출자했거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 또는 단체와 그 이사·집행임원·감사 등이 포함된다.

이런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억원의 과태료,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 정지 조치를 부과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최대한 빨리 개정을 완료하려고 한다"며 "기존 사업자 신고 기한인 오는 9월 24일 전에는 개정을 마치고 공포한 날부터 곧바로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체 발행한 코인 등을 취급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는 수개월 내로 상장 폐지 등 조치를 취해야 하는 셈이다.

이미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지난달 28일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뒤 '코인 정리 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12일 마로(MARO) 등 5가지 코인을 원화 시장에서 없앤다고 발표했다. 마로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관계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한 코인이다. 후오비 코리아와 지닥도 '후오비토큰'과 '지닥토큰'처럼 거래소 이름을 딴 코인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한편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금융회사 등이 모든 고객에 대해 자금세탁 위험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고객이 법인 또는 단체의 경우 동명 확인 식별을 위해 대표자의 생년월일을 확인하도록 법령을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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