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장에 '아마존 킬러' 리나 칸…사상 최연소(종합)
IT 공룡 독점문제 파고든 30대 로스쿨 교수
외신들 "초당적 지지 받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김유아 기자 = 별명이 '아마존 킬러'일 정도로 빅 테크 기업 독점문제에 비판적인 리나 칸이 미국 독점규제 한 축인 연방거래위원회(FTC)를 이끌게 됐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인 칸에 대한 임명안을 찬성 69표, 반대 28표로 가결했다.
지난 3월 FTC 위원으로 지명됐던 칸이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를 점한 상원에서 이 같은 표 차로 인준되자 로이터는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라고 평가했다.
AP에 따르면 32세인 칸은 FTC 역사상 최연소 위원장으로 기록된다.
칸은 몸집이 거대해진 공룡 정보기술(IT) 기업 독점문제를 파고들어 왔다.
2017년 로스쿨 졸업논문 제목도 '아마존의 반(反)독점 역설'이었다.
칸은 이 논문에서 단기적 소비자 편익에만 초점을 맞춰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도 상품가격에만 영향이 없다면 독점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는 전통적 시각은 아마존 같은 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덕에 물건값이 싸졌다고 규제하지 않으면 아마존의 지배력은 더 커질 것이고 종국에는 소매업체들이 자신들의 '경쟁자'이기도 한 아마존을 통하지 않고는 시장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칸은 작년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에서 일하며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등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비판하는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했다.
이 보고서에는 IT 공룡들이 미래 경쟁자인 신생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그는 또 기업의 반독점 행위를 감시하는 단체 '오픈마켓연구소'의 법률국장으로 활동했으며 로힛 초프라 FTC 위원의 법률 자문을 지내기도 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칸의 인준에 대해 "그는 이 역할과 관련해 깊은 지식을 갖고 있다. 소비자를 위해 용감하게 나설 인물"이라면서 "그의 지도 아래 우리 경제와 사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독점과 싸우고 반독점을 위한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선 IT 공룡들의 독점행위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최근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는 IT 기업 독점행위 규제 패키지를 내놨다.
패키지에서 가장 주목받는 '플랫폼 독점 종식 법안'은 플랫폼 운영자가 다른 사업을 소유·통제하거나 해당 사업들이 이해충돌을 일으키면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의회를 통과한다면 아마존의 경우 회사를 둘로 나누거나 자체브랜드상품(PL)을 포기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국가경제위원회의 대통령 기술·경쟁정책 특별보좌관에 IT 기업에 비판적인 팀 우 컬럼비아대 교수를 임명한 것도 IT 공룡들의 독점행위 규제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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