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부족에…쏘렌토 하이브리드 지금 계약해도 내년에 인수

입력 2021-06-15 13:32
車반도체 부족에…쏘렌토 하이브리드 지금 계약해도 내년에 인수

현대 투싼도 출고까지 6개월 기다려야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자동차 구매 계약부터 인수까지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2만여대의 주문이 밀려 있는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고까지 최소 7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젤 모델은 4개월, 가솔린은 5개월이 걸린다.

기아는 쏘렌토뿐 아니라 K8, 셀토스 등 주력 차종의 출고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출시한 K8은 주문 후 인도까지 4개월, 셀토스는 4.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기아는 권혁호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로 된 차량 출고 지연 안내문을 대기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했다.

권 부사장은 안내문에서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도가 빠르지 못한 점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며 "기다림의 시간이 더 큰 만족이 될 수 있도록 완벽한 차량 품질과 인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투싼은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 이상이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1만여대의 주문이 밀려 있지만 이달 생산은 약 60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이 올해 말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돼 대기 고객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밖에도 일반적으로 출고 기간이 한 달이 넘지 않던 아반떼는 3개월, 코나는 4개월을 대기해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스타리아 라운지도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는 앞서 신차 출고 대기 중인 고객에게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보내 출고 지연에 대해 양해를 구한 바 있다.

지난달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휴업과 재가동을 반복한 현대차와 기아는 생산량이 4월에 비해서도 감소하면서 출고 지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5월에 11만8천683대를 생산해 전달보다 16.7% 감소했고, 기아는 10만7천389대로 26.0%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24∼26일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을 휴업한 데 이어 17∼18일에는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을 멈췄다.

기아도 지난달 17∼18일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일부 선택 사양을 빼면 출고 시기를 앞당겨 주거나 대기 기간이 짧은 다른 차종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등 궁여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고 적체 현상을 단기간에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출고가 지연되자 대기 고객에게 다른 차종으로 바꿀 경우 최대 1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이오닉 5 대신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더 뉴 코나 하이브리드, 디 올 뉴 투싼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할 경우에는 30만원을, 수소전기차 넥쏘로 전환 출고시에는 100만원을 할인해주는 식이다.

아울러 후석 승객 알림 사양을 제외한 컴포트 플러스Ⅱ 옵션을 새롭게 구성하고,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포함한 파킹 어시스트와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을 선택하지 않으면 차량을 빨리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기아도 기본 사양을 빼는 대신 가격을 인하해 주고 출고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K8의 경우 노블레스 이상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후방주차 충돌 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하면 원래 가격에서 40만원을 인하해 준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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