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불복종' 의료진 탄압 계속…의사 3명 체포

입력 2021-06-14 10:47
미얀마 군부 '불복종' 의료진 탄압 계속…의사 3명 체포

백신 보급 총괄 책임자 등 3명에 선동 등 혐의 적용…24명 검거 나서

국제 의사 인권단체 "코로나 대응·백신보급 차질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부가 반군부 진영의 임시정부격인 국민통합정부(NUG)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의사 3명을 체포하는 등 저항운동에 참여한 의료진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14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 10일 양곤에서 국가 예방접종확대계획(EPI) 책임자인 타 타 린 박사와 남편 및 7살된 아들을 체포해 구금했다.

린 박사는 미얀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총괄하는 고위 보건 관료다.

또 마웅 마웅 녜인 뚠과 스웨 진 우 등 의사 2명을 지난 13일 만달레이에서 검거하는 한편 다른 의사 24명의 행방도 쫓고 있다.

군부는 린 박사가 시민불복종운동(CDM)의 핵심 조직을 만들고 테러단체로 규정된 국민통합정부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은신중인 국민통합정부 보건장관인 조 와이 소 박사와 수시로 화상 대화를 나누면서 보건 정책 수립과 연설문 작성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군부는 이에 따라 그를 테러단체와의 연대 및 선동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각 혐의에 대한 최대 형량은 징역 3년이다.

군부는 나머지 26명의 의사들에 대해서도 국민통합정부를 인정하고 보건행정을 지원했다면서 같은 혐의를 적용키로 했다.

이중 일부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부상당한 시민들을 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지금까지 최소 51명의 의료진이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됐고 이중 다수는 아직까지 구금된 상태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국제 비정부 기구인 '인권을 위한 의사들'(PHR)은 린 박사 등 의료진을 체포한 군부를 비난하면서 이들을 조속히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또 의료진에 대한 군부의 탄압으로 코로나19 대응 및 백신 보급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고 우려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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