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미러 정상회담장, 북한대표부서 10분…어떤 메시지?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 회담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립니다.
공교롭게도 양국 정상 회담이 열리는 '빌라 라 그렁주'(Villa la Grange)에서 북한 대표부 간 거리는 도보로 10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운데요.
회담장이 속한 그렁주 공원과는 작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죠.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의 대표부가 유엔 제네바 사무소가 있는 레만 호수 북쪽에 자리한 반면, 북한 대표부는 그렁주 공원이 위치한 호수 남쪽 한적한 곳에 있습니다.
이번 미·러 정상 회담에서는 여러 의제가 논의되겠지만,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방안 역시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최근 회담에서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제한이 의제로 오른 바 있죠.
이번 정상 회담에서는 어떤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정상 회담을 앞두고 그렁주 공원 주변은 모두 철조망과 울타리 등으로 폐쇄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18세기에 건축된 빌라 라 그렁주도 지금은 멀리서만 볼 수 있는데요.
륄랭 가문이 세워 올린 이 저택은 이후 19세기 파브르 가문이 리모델링했으며, 1917년 제네바에 소유권이 이전됐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공동 창설자인 앙리 뒤낭이 1864년 전시 구호 활동을 위한 제네바 협약을 끌어낸 장소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역사적인 건물인 만큼, 카메라 렌즈를 조금 더 당겨서 살펴볼까요?
건물 주변 차량이 많은 것으로 봐서 회담 준비가 한창인 듯 보입니다.
그렁주 공원 맞은편 호숫가에는 군용 트럭 등이 만일의 상황을 준비하며 대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천막 안에 있던 군인이 "사진 금지!"라며 촬영을 저지합니다.
장소를 제공한 스위스 연방 정부는 회담 당일인 16일 그렁주 공원 근처 호숫가를 전면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회담일을 전후한 15∼17일에는 제네바 상공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등 보안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배치된 경찰 인력만도 3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 회담은 빌라 라 그렁주에서 진행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일에 유엔 제네바 사무소 근처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곳 역시 바리케이드 설치 작업이 한창이네요.
푸틴 대통령이 사용할 장소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일간 블릭은 최근 신뢰할 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레만 호숫가의 포시즌스 호텔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첫 대면 회담인 만큼, 미국과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취재진도 제네바로 몰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디어 센터는 포시즌스 호텔과 유엔 제네바 사무소 사이에 자리한 CICG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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