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구 이탈해 떠도는 중국 코끼리 떼, 온라인서 '인기몰이'

입력 2021-06-13 11:23
수정 2021-06-14 17:53
보호구 이탈해 떠도는 중국 코끼리 떼, 온라인서 '인기몰이'

새끼 코끼리 등 스타덤 올라…네티즌 반응 폭발적

북상하던 코끼리 떼, 원래 서식지 있는 남서부로 방향 틀어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최근 중국 남부지역의 보호구를 갑자기 이탈하고 민가에 접근해 당국을 당황케 했던 야생 코끼리 떼의 '대장정'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서는 남부 윈난성 대도시 쿤밍을 떠돌고 있는 아시아 코끼리 떼 영상의 조회 수가 최근 한 주 동안 8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들 영상에는 새끼 코끼리가 잠을 자는 성인 코끼리 틈에 낀 채로 누워 있거나 어설픈 걸음마로 우두머리를 따라가는 모습이 담겼다. 또 물을 마시기 위해 호수로 첨벙 뛰어드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런 코끼리들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담요를 덮어주고 싶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15마리로 무리 지어진 이 코끼리 떼는 지난해 윈난성 시솽반나 자연보호구를 이탈, 1년이 넘도록 북쪽으로 500㎞가량을 걸으며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코끼리 떼가 북상하는 이유는 정확한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두머리가 길을 잃었거나 먹이를 찾아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에는 쿤밍에서 불과 100여㎞ 떨어진 곳까지 접근해 당국이 주민들에게 주의를 내리기도 했다.

이 코끼리 떼가 민가 등을 배회하며 농작물을 밟고 가옥의 철제문과 부딪히는 등으로 발생한 직접적인 손실액만 11억 원이 넘는다. 다친 사람은 없다.

당국은 대형 차량을 세워 민가로 향하는 도로를 막고 먹이를 던져 코끼리들을 유인하고 있으며, 무인기(드론) 십여 대를 띄워 코끼리의 이동 경로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2.5t에 달하는 먹이를 갖다두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끼리 떼가 다시 남서부로 방향을 틀어, 원래 서식지로 돌려보내려는 당국의 계획이 조금 더 수월해질 가능성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쿤밍시 외곽에 있던 이 코끼리 떼는 남서부 방향으로 8㎞ 이상 떨어진 도시 위시의 한 마을에 12일 도착했다.

그러나 이 중 수컷 코끼리 한 마리는 무리에서 이탈해 쿤밍 주변을 계속 떠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윈난성에 사는 아시아 코끼리는 약 300마리로 추정되며, 최근 농경지 확대 등으로 서식지가 줄어들어 지난 10년 간 인간과 충돌을 일으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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