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코로나 우려에도 '오토바이 행진'…수천명 참가
상파울루주 정부, 대통령·아들·각료에 벌금 부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상파울루시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강행했다.
오토바이 행진은 12일(현지시간) 오전 10시께부터 시작됐으며, 130㎞ 구간을 따라 진행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앞장선 가운데 지지자 수천 명이 참가했으며, 이 때문에 시내 곳곳에서 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고 주민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오토바이 행진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외에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타르시지우 고미스 인프라부 장관 등도 참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물론 지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도 완전히 무시됐다.
이에 상파울루주 정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에두아르두 의원, 고미스 장관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상파울루주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이를 어기면 1인당 552헤알(약 12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지난 9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 행사에 참여하면 다른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벌금을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지사가 상파울루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조롱하면서 도리아 주지사를 향해 "국민을 존중하지 않고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이에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수도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수백∼수천 명의 지지자와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다.
지지자들을 모아 자신의 세를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벌어진 것이지만,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등 여론 흐름은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3차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방역수칙을 정면으로 어기는 행태를 계속하면서 비난을 자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는 19일에는 좌파 정당과 시민·학생 단체, 노동계 등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시위에서는 3차 확산이 우려되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백신 접종 확대, 인명피해에 대한 책임자 처벌,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는 주장이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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