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함 대서양 가로질러 항해중…베네수엘라 향하는 듯
베네수엘라에 휘발유 등 물자·고속정 공급목적 추측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이란 군함 2척이 이란 본토에서 상당히 떨어진 대서양을 가로질러 항해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각에선 이들 군함의 목적지가 베네수엘라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란은 자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베네수엘라에 휘발유를 비롯한 물자를 공급한 바 있다.
이란군 참모차장인 하비볼라 사이야리 해군소장은 자국 구축함 '샤한드' 함과 정보수집함 '마크란' 함이 지난달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의 항구에서 출항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해군은 항해 역량을 키우고 대서양의 불리한 기상 조건에서 함정의 장기 내구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대서양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유조선을 종종 보냈지만 군함을 발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이야리 소장은 이번 항해가 이란 해군이 참여한 역대 가장 길고 도전적인 항해라면서도 목적지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민간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에 따르면 마크란 함은 4월 29일 이후 반다르아바스 항구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말 익명 당국자들을 인용해 두 함정의 최종 목적지가 베네수엘라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반미 성향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우호적인 관계로, 베네수엘라에 물자를 공급하고 대금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란 함에는 고속정 여러 척이 배치된 것으로도 보여 주목된다.
미국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4월 28일 자 위성사진을 보면 통상 이란 혁명수비대와 관련 있는 고속단정 7척이 마크란함의 갑판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신문은 "해당 고속단정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걸프해역(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과 대치할 때 사용한다"면서 현재로선 베네수엘라가 이와 관련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군연구소는 앞서 발간한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에 고속단정이 이송될 경우 베네수엘라군 비대칭 전력의 핵심을 이룰 수 있다"며 "자신보다 우세한 해군에 대응하기 위해 운송을 방해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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